‘호화(虎畵)로운 스타트’展…오는 27일까지 금봉미술관 ‘다시, 일상으로’…캔버스에 담아낸 희망 작가 9인 아트부스전 운영, 색다른 예술적 소통 여러 장르 넘나드는 현대미술 다양성 ‘한자리에’ 최명진 기자

2022년 02월 06일(일) 19:31

류신 作 ‘relation blue’

염순영 作 ‘풀꽃도 꽃이다’ <금봉미술관 제공>

임인년 호랑이해를 맞아 9명의 작가들이 호랑이의 힘찬 기운과 희망을 담은 작품들로 예술적 소통을 이끌어내 눈길을 끈다.

금봉미술관은 오는 27일까지 1층 제 1전시실에서 ‘호화(虎畵)로운 스타트’라는 주제로 9인 작가 아트부스전을 운영한다.

이번 전시는 장르를 넘어 소재와 재료 등 현대미술의 다양성을 한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는 자리로 회화 40여점을 선보인다.

지속되는 팬데믹 상황 속 각각의 공간에서 ‘예술적 거리두기’로 특색 있는 작품을 감상하며 작가와 관객, 시민 모두가 연결돼있음을 알리고 예술을 향유하고자 마련됐다.

‘일상은 선물이다’라는 주제로 작업하고 있는 한은혜 작가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자 하는 바람을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에 감사하며 최근 연구 중인 추상 작품 ‘노아 방주 시리즈’를 선보인다.

자연과 사람의 아름다움을 그리는 신선윤 작가는 우리 곁에 건강한 생태환경이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자신의 그림이 사람들에게 위로와 위안의 매체가 되길 바란다.

김현희 작가는 ‘도시어록 : 도시공간 안에 헤엄치는 기록’을 주제로 도시의 삶에 살아가는 자신을 물고기로 표현한다. 어느 순간 그물에 걸린 물고기처럼 구속돼 헤어나오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감각의 사유’로 작품에 표현하고 있다.

풀꽃을 확대 해석해 그려내는 염순영 작가는 머릿속에 남아있는 잔상들을 하나둘씩 풀어내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풀꽃도 꽃이다’는 주제로 우리에게 행복과 따사로움을 안겨주는 풀꽃 작품을 선보인다.

김미애 작가는 사회에서 여실히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저변에 깔린 이성을 향한 성적 인식과 차별을 담아낸다. 그의 그림 속 여성 캐릭터는 진정한 자유를 갈망하지만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대의 여성들로 언젠가는 독립된 주체로 살아가기를 꿈꾼다.

소소한 일상 속 ‘관계’를 표현하는 설상호 작가는 그림에 등장하는 ‘막사발’을 통해 관계 안에서 가치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사소하고 소소한 것이라도 관계에 의해 많은 부분이 달라지며, 가치 또한 달라진다. 아름다움을 발견하려는 여유조차 없었던 바쁜 현대인들에게 작품으로나마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는 소확행(小確幸)이 되기를 희망한다.

진허 작가는 삶의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진지하되 심각하지 않게 풀어나간다. 마을의 당산나무가 세월이 지나며 나이테가 웅장해지고 마을의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듯이 여성 또한 마찬가지다. 주름이 늘어나는 것은 무색하게 세월이 흘러가는 게 아니라 삶의 지혜가 묻어나오는 것. 작가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우리네 울고 웃는 이야기들을 관객들과 공유한다.

자연에서 얻은 영감을 나누고 소통하는 류신 작가는 작업의 무한한 확장성을 인위적인 소재와 재료로 표현한다. 자연의 공간을 재단하고 조합해 지정된 환경 속 자생력을 갖고 재구성돼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이번 전시를 통해 표현한다.

김미영 작가는 바쁜 일상 속 지치고 힘든 누군가에게 주는 위로와 쉼에 주목한다. 음악과 꽃, 자연이 주는 힐링은 오랜 세월 삶에 새로운 생명 같은 희망을 보게 한다. 작가는 이러한 주제 속 위로와 희망을 붓질하고 소망을 꿈꾼다.

한상운 금봉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내일의 미술을 준비하는 자세로 기존의 회화론적 방법론에 안주하지 않고,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현대적인 미감이 어우러진 작품들을 선보이는 자리다”며 “지역민과 색다른 방법으로 예술적 소통을 할 수 있는 의미 깊은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