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 염원 3개 국어 시집 발간 전북작가회 ‘붉은 꽃을…’ 출간…‘미얀마 민주화 연대시’ 20편 등 실려 최명진 기자

2022년 02월 06일(일) 19:31

“1980년 광주는 외로웠지만 2021년 미얀마는 외롭지 않다.”

미얀마 민주화를 염원하는 3개 국어 시집이 발간됐다.

‘미얀마 민주화를 지지하는 시인들’(전북작가회의)이 일간지에 발표했던 ‘미얀마 민주화 연대시’를 모아 펴낸 책이다.

김정경, 박두규, 복효근, 정동철, 안성덕, 박태건, 김성철, 김자연, 이길상, 이병초, 김유석, 장창영, 유강희, 나혜경, 경종호, 배귀선, 김성숙, 오창렬, 김헌수, 하기정, 김병용 작가가 저자로 참여했으며 영문 번역은 정동철, 미얀마어 번역은 SDM이 맡았다.

전북작가회의(회장 이병초) 회원들로 구성된 ‘미얀마 민주화를 지지하는 시인들’은 2021년 봄부터 미얀마의 민주화그룹들과 연대했다.

시집에는 회원들이 창작한 ‘미얀마 민주화 연대시’ 20편과 산문 1편이 수록돼 있다. 수록할 작품의 선정과 번역 과정에는 미얀마 현지 작가, 번역가가 참여했다.

우리의 피와 땀, 울부짖음을 고스란히 간직한 1980년 광주를 우리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1980년 광주는 우리의 가슴에 차갑게 박제된 이야기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21세기인 지금 1980년 광주가 고스란히 미얀마에서 재현되고 있다.

“미얀마는 1980년 광주 그대로이다. 군부와 싸우기 위해서는 일당 5천원 남짓의 돈을 포기해야만 한다. 일당을 포기한다는 의미는 먹을 것을 포기한다는 말이고 그 말은 곧 목숨을 담보로 싸운다는 의미다. 코로나19로 인해 산소마저 일반 시민들에게는 금지령이 내려졌다. 산소를 얻기 위해서는 군병원으로 가야 하고, 간다면 군부의 협력자로 변절한다는 의미이다”라는 이병초 시인의 글처럼 현재의 미얀마는 1980년의 광주와 맥을 같이 한다.

이번 시집은 미얀마 민주화를 촉구하는 의미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해 후원, 투자 등을 목적으로 웹을 통해 자금을 모으는 방식인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출간됐다. 600만원을 목표액으로 했던 크라우드 펀딩은 총 22일의 모금 기간 동안 총 161명의 참여로 7백30만2천원(121%)이 모였고, 이는 미얀마에 대한 식지 않은 연대의식을 보여줬다. 한국어-미얀마어-영어 3개 국어로 번역된 이 책의 모든 수익금은 미얀마에서 군부에 희생된 이들의 가족에게 생활비로 전달될 예정이다.

한편, 전북작가회의 회원들은 강의료, 원고료, 생활비 등을 아껴 모은 돈으로 미얀마 성금을 조성, 미얀마 현지에서 군부에 의해 고초를 겪은 분들과 그들의 가족들에게로 전달한 바 있다./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