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외지인 투기 먹잇감 된 광주 저가아파트

2022년 02월 06일(일) 19:44

국토교통부가 2020년 7·10 대책 이후 법인·외지인의 공시가격 1억원 이하 저가아파트 집중매수 사례를 조사한 결과, 광주지역이 4천건에 달하는 규모로 나타났다. 취득세 중과를 피하는 등 세제혜택과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한 부동산 시장교란행위가 만연한 실정임을 잘 보여준다.

전국적으로 2020년 7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저가아파트를 매수한 법인과 외지인의 거래 9만건을 분석했더니, 거래비중은 2020년 7월 29.6% → 2020년 12월 36.8% → 2021년 8월 51.4%로 지속 증가했으며, 평균 매수가격은 1억 233만원이었다. 매수금액 중 자기자금의 비율은 29.8%, 임대보증금 승계 비율은 59.9%로 통상적인 거래보다 자기자금은 절반에 그쳤고 임대보증금은 2배 이상 높다.

아울러 단기 매수·매도한 경우는 6천407건으로 평균 보유기간은 129일(약 4개월)에 불과했고, 매도 상대방은 현지인이 40.7%로 가장 많았다. 평균 매매차익은 1천745만원이었는데, 이는 전체 저가아파트 거래 1천446만원보다 20.7% 높은 수준이다. 국토부는 특히 거래가액 중 임대보증금 비율이 높아 앞으로 집값 하락 시 ‘깡통전세’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시장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광주시는 전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국토부의 실거래 의심자료 중 신규 아파트 분양권을 중심으로 2020년 3월부터 2021년 5월까지 계약 387건에 대해 당사자로부터 계약서, 대금 자금증빙 등 소명자료를 받아 정밀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향후에도 가격이 급등하거나 민원이 다수 발생한 지역을 위주로 지속적으로 면밀한 지도점검을 실시, 안정화에 힘쓸 방침이다.

광주는 주택보급률이 2019년 기준 107%, 2030년에는 120%를 넘어서는 등 아파트 공급에는 문제가 없는 편이다. 하지만 집값과 분양가는 가파른 상승세다. 청년층과 신혼부부, 무주택 서민들의 자기 집 구입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법의 허점을 교묘하게 파고드는 투기세력을 발본색원하고, 이를 통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해야 하는 것이다. 강도높은 조사와 강력한 처벌을 거듭 촉구한다. 왜곡된 부동산 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전력을 다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