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공약’ 이준석 vs 서삼석·송갑석 ‘충돌’ 李 “좌절된 흑산공항, 정권교체 이루면 해결” 徐 “작년 69억, 올해 81억 예산…정상 추진” 宋 “호남 구애 전 ‘갈등의 씨앗’부터 거둬야” 김진수 기자

2022년 02월 06일(일) 20:21

차기 대선 D-30일 맞아 호남 표심을 얻기 위한 여야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의 대결 양상은 이재명·윤석열 대선 후보들 간의 직접 대결보다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지역 국회의원간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어 주목된다.

공격의 포문은 ‘호남에서의 20% 득표’라는 야심찬 목표를 세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먼저 쏘아 올렸다. 그는 지난 3일과 4일 전남 섬 지역을 직접 방문해 맞춤형 지역 공약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4일 장흥군 용곡항에서 주민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갖고 “장흥-고흥 녹동간 연륙교 건설을 대선공약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고흥군 시산도와 지축도, 나로도 주민들과 잇따라 만나 “호남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고 보수정당이 하지 못한 도리를 다한 후 호남 주민들이 주신 표를 겸허히 받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 대표는 이에 앞선 3일 신안지역 주민과의 간담회를 갖고 “문재인 정부 공약이면서도 이행하지 못한 흑산공항 건설사업을 정권교체를 이루면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흑산공항과 울릉공항이 동시에 추진됐으나 난이도가 훨씬 크고 예산이 더 들어가는 울릉공항만 추진되고 흑산공항은 좌절됐다”면서 “이로 인해 흑산도 주민의 박탈감이 크다. 환경영향평가를 필요한 만큼만 하고 원안대로 흑산공항이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영암·무안·신안)이 이 대표의 ‘흑산공항’ 발언에 대해 정면 반박에 나섰다.

서 의원은 “흑산공항은 문재인 정부에서 정상 추진되고 있다”면서 “작년 69억에 이어 올해도 흑산공항 건설 예산 81억원이 배정됐다. 정상 추진 중에 있는 흑산공항 사업을 왜곡하고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흑산공항 건설사업은 이명박 정부에서부터 시작됐으나 박근혜 정부 때는 진행된 것이 거의 없었다. 현재는 공항 건설을 위한 각종 협의가 마무리 단계이며 국립공원심의위원회의 최종 결정만 남겨둔 상황이다.

서 의원은 또 “이 대표의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관련 발언도 부적절하다”면서 “신안군은 지역의 특성에 따른 이익에 주민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조례를 만들었고, 조례에 따라 작년 4월부터 석 달에 한 번씩 배당이 지급된다. 전국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모범사례”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인 송갑석 의원도 4일 ‘호남표 구애 이전에 갈등과 분열의 씨앗부터 거둬들이기 바란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송 의원은 “이 대표가 무등산을 오르고 전남 섬지역을 방문하는 중이라고 한다”며 “그런데 호남표 구애의 번지수를 한참 잘못 짚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하는 분열의 정치, 사드 추가배치를 주장하며 극우 보수의 철 지난 안보팔이를 답습하는 구태 정치, 이재명 후보의 태양광 그늘막 공약을 난데없이 친중으로 몰고 가는 증오의 정치, 문재인 정부가 정상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흑산도 공항 사업을 ‘좌절됐다’며 왜곡하는 갈등의 정치는 진보와 개혁, 평화를 향한 호남의 염원에 반하는 것”이라며 “호남표를 구애하기 전에 이 대표 본인이 뿌려놓은 갈등과 분열의 씨앗부터 거둬들이기 바란다”고 일갈했다.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