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확산 ‘올림픽 특수’ 실종 주점 스크린 설치 불구 영업시간 제한 손님 유혹 역부족 상인 “내심 기대했는데…” vs 배달업계 반사이익 호황 김다인 수습기자

2022년 02월 06일(일) 20:21

베이징 동계올림픽 2일째인 지난 5일 광주 북구 용봉동 전철우 사거리의 한 주점. 쇼트트랙 예선전이 한창이지만 지역 내 코로나19 확산세 탓에 대부분의 테이블이 비어 있다. /김다인 수습기자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을 맞아 특수를 기대했던 지역 상인들이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 확진자가 일 1천명이 넘게 나오고 있는데다가, 밤 9시 영업시간 제한으로 주점에는 올림픽의 열기를 전혀 느낄 수 없어서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개막 2일 째를 맞이한 지난 5일 주말, 코로나19 여파가 없었더라면 함께 올림픽 열기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여야 할 대학 골목은 한산했다.

전남대학교의 한 주점은 대형 스크린에 올림픽을 틀어 놓았지만 손님들을 불러 모으기엔 역부족이었다.

가게 주인은 “올림픽 시즌이라서 스크린에 영상을 띄워 놓긴 하지만, 이제 올림픽 특수 같은 건 기대 안 해요”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장사하면서 제일 힘든 건 영업 시간 제한”이라고 언급했다.

친구들과 술을 마시기 위해 주점을 찾은 김선진(31)씨는 “예전처럼 같이 모여서 올림픽 보려고 일부러 술집을 찾는 일은 없다. 한창 재밌어질 때 즈음 집에 가야 하는 게 제일 아쉽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동석한 김지연(25)씨는 “예전에는 스크린으로 다같이 경기 보는 재미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분위기도 없는 것 같아 아쉽다. 동계 올림픽이 실감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비슷한 시각 북구 용봉동의 주점도 올림픽 분위기를 즐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가게는 올림픽 경기 영상도 틀지 않은 채 빈 화면만 대형 스크린에 띄우고 있었다.

한 손님의 요청에 뒤늦게 영상을 틀었지만 다함께 응원하며 즐기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코로나19 이전 올림픽 시즌과 비교했을 때 적은 수의 사람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15개 남짓한 테이블은 5개도 제대로 채워지지 않고 있었다.

이날 술집을 찾은 손님 오민규(27)씨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찾은 술집에 사람이 없어 재미가 덜하다. 두 잔 시킬 술을 한잔만 시키게 된다. 마감 시간 맞춰서 집에 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올림픽은 뜨거운 경기 열기로 한창일 시간이지만 손님들의 발걸음은 영업시간 제한에 떠밀리듯 문 밖으로 옮겨졌다.

가게 업주는 “올림픽이라서 내심 기대했는데 예전 같은 올림픽 특수는 이제 없는 것 같다”고 말 끝을 흐렸다.

배달업계의 사정은 조금 달랐다. 일찍 귀가로 인한 음식배달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운암동에서 배달업을 하고 있는 라이더 김모(31)씨는 “쇼트트랙같이 인기 있는 종목이 생중계 되는 날에는 매출이 2배로 뛴다. 베이징올림픽이 반갑다”고 귀띔했다.

/김다인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