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앞 초박빙 대선 승부처는 호남이다

2022년 02월 07일(월) 19:13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안갯속 판세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으로 중도층으로 표현되는 부동층이 마음을 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진보진영의 텃밭인 호남의 선택이 중대 변수가 됐다. 국민의힘은 “이전과 다르다”며 20% 이상 득표를 목표로 내세웠고, 40%까지 언급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무슨 소리냐”며 90% 이상의 결집을 자신한다. 엎치락뒤치락 박빙의 구도 속에 끝없는 구애가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설 명절 연휴 호남 230만 가구에 손편지를 보낸 데 이어 재차 광주를 찾아 경선 과정 중 자신의 ‘전두환 옹호 발언’을 의식한 듯 “국민의힘이 부족하다. 앞으로 바꾸겠다”며 읍소했다. 그러나 윤 후보는 첫 일정인 5·18 민주묘지에서 오월어머니회 소속 유족들이 추모탑 접근을 막으며 시위를 벌여 참배광장에서 돌아서야 했다.

앞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셀 수 없이 고백했던 것처럼 민주화의 성지 광주는 제 정신적 스승이자 사회적 어머니”라면서 ‘5·18 정신’의 헌법 명문화와 군 공항 이전 적극 지원 등 공약을 발표했다. 호남 지역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에 80-90%에 달하는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왔지만 이 후보의 경우 현재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각별하게 공을 들이는 중이다.

후보 등록은 오는 13-14일 진행되며 15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이 후보는 인물 경쟁력을 최대한 부각함으로써 부동층의 표심을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이며, 윤 후보는 정권교체 여론을 결집하고 수권 능력을 입증하는데 주력할 태세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완주 의지를 드러내면서 3강 체제 구축을 다짐하고 있고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진보정당의 존재감을 확실히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대선이 정점으로 치닫는다. 설 연휴를 변곡점으로 지지율의 변화가 예상됐으나 기존의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진보와 보수 진영 대결이 더 견고해지는 가운데 결국 호남 민심이 대세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첫 TV토론에서 ‘한 방’이 없었던 만큼 앞으로 남은 일정에도 주목하게 된다. 여야 후보들은 막판 호남 공략에 골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