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아이파크 붕괴 수사 ‘본격화’…경찰 “관련자 모두 일벌백계” 사조위, 67개 시료채취 양생 부족 등 원인 규명 압색물 분석·추가 확보 통해 관련자 대질 심문 안재영 기자

2022년 02월 09일(수) 20:26

9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고용노동부·안전보건공단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벌이고 있다./김애리 기자

지난달 11일 발생한 붕괴사고로 실종된 6명의 피해자가 지난 8일 모두 수습되며 수색작업이 종료됨에 따라 9일 수사당국이 현장 확인에 나섰다.

이날 오전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수사본부는 건설사고 조사위원회, 고용노동부 등과 함께 무너진 201동 건물 23-38층에서 콘크리트 시료 채취와 함께 현장 합동 감식에 나섰다.

수사당국은 이날 확보된 시료를 분석해 붕괴 요인으로 지목된 ‘양생 기간 부족’이나 ‘불량 콘크리트 사용 의혹’ 등을 규명할 계획이다.

앞서 수사당국은 붕괴사고가 발생한 201동의 시료를 확보하려 했으나 채취 중 발생하는 진동 등이 건물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같은 날 다른 동에서 타설된 콘크리트를 채취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불량 콘크리트’ 타설이 붕괴 원인으로 특정되기엔 무리가 있었지만 이날 67개의 시료가 확보됨에 따라 정밀 분석 후 구체적인 원인이 밝혀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경찰과 유관기관은 건물 붕괴 경위를 면밀히 확인하며 최초 붕괴 지점 등을 살피고 있다.

합동 감식은 10일까지 이어지며 경찰은 결과가 나온 뒤 과학적 검증을 거쳐 사고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타설 공사와 관련해 현장에 증거가 온전히 남아있진 않지만 명확히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철거를 늦추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붕괴 책임자를 규명하는 수사도 본격화된다.

앞서 이전 관련자 소환 조사에서도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됐지만 현대산업개발 측과 하도급 업체 관련자들이 서로 책임을 부인해 책임자 규명에 어려움이 따랐다.

이에 수사본부는 압수한 서류들을 분석해 이를 토대로 대질 심문과 함께 거짓말 탐지기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부실시공, 관리·감독 부실, 불법 재하도급 여부, 건축 관련 법령 위반 등 공사 관계자들의 구체적인 혐의를 밝힐 계획이다.

조사 기간이 장기화됨에 따라 중요 피의자의 경우 출국금지 조치가 연장됐다.

현재까지 약 60명의 관련자가 조사를 받았으며 11명이 업무상 과실 치사상과 건축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됐다.

이들에 대한 신병 처리는 과학적 증명이 나오면 확정될 것으로 보이며 예상 시점은 이달 말께로 예측된다.

이날 광주시경찰청 김광남 수사부장은 “먼저 이번 사고로 돌아가신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도 깊은 위로와 애도를 전한다”며 “희생자 분들이 모두 수습된 만큼 수사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수사역량을 집중해 붕괴원인과 사고 책임자를 명백히 가려내 한 명도 빠짐없이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각오로 수사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의 책임자들을 일벌백계해 건설 현장의 고질적 불법행위 관행을 뿌리 뽑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11일 오후 3시46분께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건설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고로 6명 실종자가 발생했고 사고 29일만인 지난 8일 모두 수습됐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