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대란 당시와 닮은 진단키트 품귀 사태

2022년 02월 10일(목) 19:41

연일 기록적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통제 불능으로 치닫고 있지만 독감 수준으로 치명률이 약하다며 정부는 방역과 의료체계를 완화해 대응하고 있다. 재택치료자 중 60세 이상 연령층과 50대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 중심으로 집중 관리하고 나머지는 ‘각자 알아서’ 셀프치료로 전환한 것인데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약국과 온라인 등에선 자가진단키트 품절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키트는 최근 확진자 폭증에 따른 불안감과 PCR(유전자증폭)검사 전 선제 신속항원검사 등을 이유로 수요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일부 어린이집은 등교에 앞서 선제적 검사를 요구하고 있고 회사에서도 키트로 음성을 확인한 뒤 출근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약국에서는 주문 자체가 쉽지 않고, 간간히 들어온다 해도 순간에 동나 허탕치는 경우가 태반이다. 쇼핑몰에서는 가격이 3배 가량 뛴 채 판매되는 실정이다. 정말 키트가 필요한 사람들은 어찌해야 하나 걱정스럽기만 하다.

구체적으로 정해진 기준은 없으나 상비약 역시 마찬가지다. 해열제나 종합감기약, 지사제, 소화제, 파스, 인후 스프레이 등이 그것으로 구매자가 부쩍 늘었다. 보건소의 재택치료키트 지급이 늦어지고 있다는 소식도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광주시 맘카페와 블로그 등에서도 목록을 물어보거나 구입 사례를 공유하는 글이 올라왔다.

코로나 사태 후 분명 새로운 국면이다. 감염 취약층 위주로 방역체계가 바뀌면서 당국이 초기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했지만 아니었다. 너무 안일했다. 자가진단키트 등 물량이 충분하다고 했음에도 달랐다. 정부는 뒤늦게 생산량을 확대하기로 했다. 향후 수출통제 및 가격제한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무증상 상태에서는 반복적으로 검사하는 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조언하고 있다. 기본적인 마스크 착용, 주변 환기와 소독 등 개인 위생에 힘써야 하고 가급적 대면 만남을 자제하는 것이 오히려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작금의 자가진단키트 품귀, 코로나 발생 초기 마크스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렸던 과거를 다시 떠올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