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地選예비후보 등록 대선 후로 미뤄 정치권 반발 신인들 얼굴 알리기 시간 부족…“줄 세우기 꼼수” 대선 이전 예비 후보자 등록땐 사실상 ‘공천 배제’ 선관위, 시장·교육감 1일, 구청장 등 18일부터 등록 이종행 기자

2022년 02월 10일(목) 20:14

‘3월 9일, 함께 투표해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27일 앞둔 10일 오전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북구 용봉동의 한 선거 홍보 특화매장에서 오는 3월 9일 치러지는 ‘대선’ 투표 참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김애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6·1 전국 동시지방선거 예비 후보자 등록을 3·9 대통령 선거 이후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지역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특히 정치 신인 입장에선 하루라도 빨리 예비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자신의 얼굴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해야 할 시기인데도, 사실상 중앙당이 이를 막아 서면서 ‘줄 세우기 꼼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0일 민주당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제88차 최고위원회의에서 6·1 지방선거 예비 후보자 검증과 관련된 주요 결정 사항을 정한 뒤 이를 각 시·도당에 해당 공문을 보냈다.

이 공문에는 ‘20대 대선 승리에 당력을 집중하기 위한 조치로, 정부 선관위 예비 후보자 등록은 3월9일 대선 이후 진행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당규 제10호 등에 따라 예비 후보자 검증 절차는 각 시·도당(지역) 사정에 맞게 진행하되, 검증위원회 심사를 받지 않고 관할 선거구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 후보자로 등록할 땐 공직 선거 후보자 추천 심사 시 배제할 수 있다는 단서도 달려있다.

사실상 3·9 대선 이전에 예비 후보자 등록을 할 땐 공천에서 배제하겠다는 얘기다. 이는 ‘정치 약자’로 분류한 신인에게도 일괄 적용되는 기준이다. 문제는 선수가 많거나 현직인 기성 정치인이 최대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광주와 전남은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큰 점을 감안하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경선에서 예비 후보 등록 연기는 정치 신인 입장에선 당락을 가르는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6·1 지방선거 예비 후보 등록일’은 시장·교육감 선거 기준 지난 1일부터다. 구청장·시의원·구의원 선거는 오는 18일부터다.

예비 후보 등록을 마친 후보자는 ▲선거 사무소 설치 ▲유급 선거 사무원 선임 ▲인터넷 홈페이지 이용 선거 운동 ▲선거 운동 문자 메시지 전송 ▲명함 배부 ▲예비 후보자 홍보물 발송 ▲어깨 띠·표지물 착용 ▲예비 후보자 공약집 발간·판매 등을 할 수 있다.

예비 후보 등록을 조속히 마친 뒤 선거 운동에 나서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 하는 정치 신인 입장에선 민주당의 이 같은 조치가 불리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또 일부에선 지역 현실을 무시한 처사이며 정치적 흥정이자 특정 정치 세력의 이해관계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지역 정치권 A씨는 “이번 중앙당의 결정은 민주당을 지켜온 당원과 지지자들을 배신하고 기만하는 행위”라며 “이런 게 전략 공천이지 무엇이냐. 광주시당이 청년 선거구제 도입을 한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3·9 대선에 집중한 뒤 말 잘 듣는 이에게 공천장을 주겠다는 의미 아니겠느냐”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광주시당 관계자는 “해당 공문이 내려온 것은 사실이지만 (전략 공천과 같은) 과도한 해석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종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