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셀프 재택치료’ 시민 불안감 확산 구청의료상담센터 전화 불통·확진자 상비약 수령 못해 의협 “의사들 자발적 참여 줄이어…외래진료 필요성” 오복 기자

2022년 02월 10일(목) 20:14

60세 이상 고위험군에 집중하는 오미크론 대응 체제 전환으로 10일 시작된 재택치료체계가 혼선을 빚고 있다.

광주시에서 각 구별로 운영 중인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는 대부분 전화가 불통이고, 확진됐지만 상비약도 받지 못한 시민들은 사실상 ‘재택방치’ 속에 불안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이 정한 집중 관리군에 속하지 못한 일반관리군의 의료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각 시군에 지정된 일반병·의원 호흡기전담클리닉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코로나19 재택치료자는 60세 이상 또는 50대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등의 ‘집중관리군’과 그 외 ‘일반관리군’으로 이원화 하는 재택치료 관리 체계가 개편됐다.

재택치료관리의료기관에 배정돼 하루 2회 유선상으로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집중관리군과 달리 일반관리군은 정기적 모니터링 없이 필요시에만 비대면 진료를 진행하게 된다.

말 그대로 ‘셀프 재택치료’에 방치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밀접접촉으로 수동감시 중인 30대 A씨는 “검사 키트도 보내주지 않아 매일 병원과 보건소를 돌며 음성확인을 하고 있다. 양성이 나와도 집에서 감기약을 사먹고 혼자 아파야 하는 건가”라며 초조함을 전했다.

산소포화도 측정기와 자가검진키트, 상비약 등을 지급받지 않는 일반 시민들은 집에서 스스로 상태를 관리해야 해서 자칫 고령이 아닌 기저질환자, 디지털 기기에 익숙치 않은 1인가구 등의 방역 사각지대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가족의 확진으로 양성 판정을 받은 B씨는 “지침대로 재택치료에 들어갔지만 상비약도 없고, 상담센터는 전화가 계속 불통이다. 밤에 아프기라도 하면 어떡해야 하는지 고민이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광주시는 각 구별로 재택치료 의료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취재기자가 직접 전화를 시도한 결과 서구, 남구를 제외한 3곳은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각 구별로 운영안도 상이했다. 서구는 확진자에게만 문자를 통해 재택관리 지원상담센터 번호를 전달하고 병원과 연계해 24시간 상담 가능하다. 남구는 주간 오후 7시까지만 병원과 연계가 가능하고 일반 모든 구민이 상담 가능하다.

각 구 코로나19 의료상담센터 번호는 다음과 같다. (지역번호 062) 동구 608-3426·3427·3429, 서구 350-4747·4793·4150·4140, 남구 607-7980-7984, 북구 410-8112·8119, 광산구 616-5800.

이처럼 재택치료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각 시군의 호흡기전담클리닉, 지정의원 등 일반 병·의원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달 26일부터 23곳의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지정, 검사-진단-치료를 원스톱 처리 가능하게 운영하고 있다. 또한 호흡기 진료 지정의료기관 등 광주시내 총 80곳이 운영 중에 있다.

최정섭 광주시의사협회 수석부회장은 “현재 호흡기 전담클리닉의 역할이 막중하다. 고위험군이 아닌 사람도 누구나 중증환자가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반드시 상태를 관찰하고 증상에 따른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진료를 보는 일반 병원에서 재택치료자와 통화가 계속 가능하진 않지만 모든 의사들이 국민을 보호한다는 사명으로 발 벗고 나서 광주 호흡기 관련과의 60%가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비대면 진료의 한계는 분명 존재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독거노인이나 1인 가구에 대한 보건소 및 협력기관의 지속적 상태 확인은 시급한 문제”라며 “가족들이 있는 경우 증상을 보고하고 대리처방을 해야 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외래진료의 활성화가 이뤄져야 전화만 하면서 불안에 떠는 시민이 줄 것이다”고 언급했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