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절시시-그림이 있는 남도의 다락집’ 출간 ‘절절시시’ 이광이 글·김집중 그림…16일까지 무등갤러리 최명진 기자

2022년 02월 14일(월) 19:22

다락집은 지표에서 층을 이뤄 지은 모든 건축물을 뜻한다. 일반적인 집의 형태 뿐 아니라 누정이나 서원, 사당, 고택 같은 것들을 포함하며 전(殿), 당(堂), 합(閤), 각(閣), 재(齋), 헌(軒), 루(樓) 모두 이에 속한다.

한국화가 김집중이 그림을 그리고 언론인 출신 이광이 작가가 글을 쓴 ‘절절시시-그림이 있는 남도의 다락집’이 출간됐다.

책 ‘절절시시’는 “어찌해야 사(士) 답다고 할 수 있을는지요?”라는 자로의 질문에서 시작한다. 공자는 “절절(切切)하고 시시(偲偲)하며, 이이(怡怡)하여야 사답다고 하리라”고 답한다.

‘절절 시시 이이’는 간절하고 애절한 상태(절절), 굳세어 꺾이지 않는 자세(시시), 기쁨을 환하게 드러내는 모습(이이)을 뜻한다.

고봉이나 매천처럼 널리 알려진 사람들의 삶을 간추려 정리한 것도 있고, 절동마을의 효당과 만취 같은 우리시대 마지막 선비의 이야기, 혹은 서창나루 뱃사공의 무주상보시처럼 사라져가는 스토리를 발굴해 풍성하게 담은 것들도 있다.

시인과 학자, 관료와 상인, 의병장과 독립운동가 등이 혼재돼 있고, 멀리는 조선 초기부터 성리학 유토피아를 꿈꾸던 16-17세기, 사화와 당쟁과 전쟁의 난세, 그리고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의 근대에 이르기까지 인물과 시대가 들쭉날쭉하다. 그것을 일이관지하는 것은 ‘정신’이다. 전쟁의 위기에는 의병, 조정이 문란할 때는 선비, 식민시대에는 투사의 모습으로 선대의 정신은 이어져 내려왔고, 그것이 ‘광주정신’의 뿌리였음을 재확인하는 일은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다.

제목대로 ‘절절 시시 이이’한 사람들의 이야기, 그것은 깊은 샘에서 길어 올리는 물처럼 맑다. 시는 얼마나 아름답고, 의는 얼마나 숭고했는지, 깊이 들여다보고 있다. 사철 색이 바뀌는 다락집들을 인문화로 표현한 화가 김집중의 그림이 또 다른 맛을 선물한다.

한편, 이 책에 나오는 그림 전시회는 광주 예술의 거리 무등갤러리에서 16일까지 열린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