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극장 17·24일 ‘리코리쉬 피자’, ‘전투왕’ 등 개봉작 5편 상영 삶과 꿈사이, 절망과 희망 너머 스크린으로 만나는 예술영화 최명진 기자 |
| 2022년 02월 14일(월) 19: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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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17일 개봉하는 ‘리코리쉬 피자’는 사랑에 빠진 소년 개리와 불안한 20대를 지나고 있는 알라나의 뜨거웠던 여름날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평단의 극찬을 받았던 ‘팬텀 스레드’, ‘마스터’를 연출한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이다. 1973년 캘리포니아 샌 페르난도 밸리를 배경으로 70년대의 낭만을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만의 감성으로 그려낸다. 제 94회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후보에 올랐다.
같은 날 개봉하는 ‘전투왕’은 쿠테타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 정권 이후 사회 각계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군부 독재와의 싸움을 이어온 인물들을 조명한다. ‘다이빙벨’, ‘김광석’, ‘대통령의 7시간’ 등 정치·사회적 논란을 불러온 작품들을 만들어온 탐사 취재 전문기자 이상호 감독의 다섯 번째 다큐다.
30년 기자 생활을 갈아 넣었다고 밝힌 이 감독의 카메라는 때로 거칠게 흔들리며 격돌하거나 찬찬히 호흡하듯 응시하지만, 단 한번도 현장을 벗어나지 않는다.
20대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앞두고 전두환과 신군부에 대한 평가가 선거전의 화두로 떠오른 최근, 사회적 시의성 또한 확보했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어 24일에는 여든두 살 왈패 순악 씨의 전쟁 같은 삶을 말과 그림으로 이어 아름다운 꽃으로 피워낸 영화 ‘보드랍게’가 상영된다. 보다 새로운 시선과 얼굴, 질문을 던지며 관객 저마다에게 공감과 위로를 선사한다.
박문칠 감독의 ‘마이 플레이스’, ‘파란나비효과’에 이은 3번째 장편 다큐멘터리로,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상과 제12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아름다운 기러기상을 수상했다.
기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다룬 작품들이 위안소에서의 피해 사실 혹은 커밍아웃 이후 투사가 된 모습을 주로 담았다면, ‘보드랍게’는 해방 후 수십 년간 침묵을 강요당하며 삶이 곧 전쟁이었던 시간들을 조명함으로써, 일본의 책임을 물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지 못한 한국사회의 문제를 짚는다. 나아가 주인공 김순악 씨의 삶을 입체적이고 통시적으로 조망하는 방식을 택해 과거의 여성 김순악과 현재를 살아가는 이 시대 여성들의 삶을 자연스럽게 이으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아름답고 황홀한 타임리스 뮤지컬 로맨스 ‘시라노’도 이날 개봉한다. 영국의 로맨스 명가 워킹타이틀과 ‘오만과 편견’, ‘어톤먼트’의 로맨스 장인 조 라이트 감독의 영화다. 사랑을 대신 써주는 남자 ‘시라노(피터 딘클리지)’와 진실된 사랑을 원하는 여자 ‘록산(헤일리 베넷)’, 사랑의 시를 빌려 쓴 남자 ‘크리스티앙(켈빈 해리슨 주니어)’의 엇갈린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배우 피터 딘클리지가 ‘시라노’ 역을 맡아 복합적인 모습을 완벽하게 소화했으며, 사랑 앞에서 주체적인 여인 ‘록산’ 역은 매력과 가창력을 겸비한 헤일리 베넷이 맡았다. 흥미로운 스토리와 아름다운 음악이 감각적인 영상과 조화를 이루며 스크린에 펼쳐진다.
같은 날 영화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 또한 만나볼 수 있다. ‘레미제라블’, ‘글래디에이터’의 각본을 쓴 스토리텔링의 대가 윌리엄 니콜슨 감독의 작품이다. 29년을 함께했지만 서로를 몰랐던 한 부부와 이들의 아들이 겪는 사랑 이면의 모든 감정을 담은 웰메이드 드라마다.
시를 엮은 책을 만드는 유쾌하고 솔직한 그레이스(아네트 베닝),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조용하고 신중한 에드워드(빌 나이), 그리고 감정 표현이 서툰 하나뿐인 아들 제이미(조쉬 오코너). 성격은 다르지만 평범하게 29년을 함께한 한 가족의 일상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에드워드가 갑자기 아내를 떠나겠다고 선언하면서 영화는 서로의 입장과 감정을 세 사람의 시선을 통해 함축적이고 통찰력 있게 묘사한다.
광주극장의 상영 시간표 및 자세한 사항은 네이버 카페 ‘광주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명진 기자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