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작가 개인전 ‘책과 인생Ⅱ’ 오는 20일까지 양림미술관 한지와 그림의 만남 ‘책’ 속에 녹아들다 책 소재로 ‘북아트’와 ‘한지’ 결합 “천년 유지 한지 가치 작품에 담아” 한국적 정신 그리고 선인 삶 표현 고서 바탕 조형 작품 20여점 선봬 최명진 기자

2022년 02월 15일(화) 19:10

'책과 인생 2021-Ⅴ'

‘자연 그 자체인 한지의 매력에 빠져들다.’

책을 주요 소재로 한지를 사용해 우리 삶의 의미와 가치를 담아낸 전시가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남구 양림미술관에서 열리는 올해 첫 전시로 오는 20일까지 개최되는 김정숙 작가의 7번째 개인전 ‘책과 인생Ⅱ’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지를 소재로 한 조형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책을 소재로 한 ‘북아트’와 ‘한지’의 물성이 결합된 작품은 작가의 참신한 의도이자 독창적 창작물로 관람객들에게 신선함을 준다.

작가에게 책은 평생의 벗이자 스승이며 삶의 동반자와 같다. 책을 만드는 편집인으로서, 책을 쓰는 작가로서,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연구해온 교육자로서 살아온 그에게 책은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소재일 수 밖에 없다.

2016년 6번째 개인전 ‘책과 인생’이 그녀의 손때 묻은 책, 삶 속에 담긴 책인 양장본과 경장본을 소재로 했다면, 이번 개인전에서는 우리나라 전통 책인 고서(古書)를 바탕으로 전시를 펼친다.

‘책과 인생 2021-Ⅲ’ (上)과 ‘책과 인생 2022-Ⅰ’

작가는 고서에 담긴 시간적 차이를 빌려 책에 담긴 사상과 철학, 한국적 정신 및 정서 그리고 선인들의 삶 속에 녹아든 책의 의미가 배어나도록 했다.

작품에 간간이 사용된 수묵화 및 수채화 역시 전통적 감성을 드러낸다.

책이 갖는 조형미를 통해 고서에 함의된 깊은 가치가 드러나도록 유념한 것이 이번 전시의 묘미다. 모던함 그리고 고전적인 표현은 세월, 즉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작가는 재료를 ‘한지’로만 고집한다. 표지에 덧붙인 종이인 배접지부터 실(한지사) 하나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한지가 아닌 게 없다.

작가는 “한지의 물성은 자연 그 자체라 할 만큼 태생부터 사용에 이르기까지 자연을 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천 년을 유지하는 전통 종이로 현대 종이와 비교할 수 없는 내구성 등 보존적 가치가 있는 아름다운 종이다”며 “이번 전시는 한지의 물성과 가치가 작품에 드러날 수 있도록 의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작가 김정숙은 전남여고와 전남대를 졸업했으며, 광주 지역 언론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중앙대 언론학 석·박사에 이어 미국 UCLA에서 Post-Doc.을 이수했고, 백제예술대 교수로 28년 간 재직했다. 한국 뿐 아니라 미국,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 국내외에서 한지를 사용한 실험적인 현대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전주한지조형작가회와 IAPMA(국제종이작가회), 한국 북아트회에서 활동했으며 무등미술대전 추천작가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