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둘 문닫는 문구점 무너지는 골목 상권

2022년 02월 15일(화) 19:32

학교 앞을 지켜온 동네 문구점이 사라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소비 활성화로 온라인 주문이 급증하면서 고사 위기로 내몰리는 처지다. 광주시내 문구·회화용품 소매업은 3년간 70여곳이 감소했다. 업주들은 학용품을 구매할 수 있는 대체 점포가 많다며 하소연이다. 현재 광주에 소재한 대형마트는 10개다. NC웨이브, 금호월드 등 쇼핑센터가 포함되는 중·대규모 점포는 31개, 다이소는 33개로 파악된다.

학생 수는 줄어도 너무 줄었다. 광주 초·중·고를 통틀어 2019년 기준 18만1천277명, 2021년 17만3천705명으로 급감했다. 2022년 17만1천468명, 2024년에는 16만6천676명으로 예측된다. 2011년부터 시행된 학습준비물 지원제 역시 운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학교장 재량으로 조달청 나라장터, 교직원공제회 장터 등을 통해 최저가 업체를 선정해 물건을 입찰하는 방식으로, 교육청이 15%를 문구점에서 구매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권장사항’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여건에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로 비대면 수업이 늘어난 것도 무시 못할 요인이다. 지금은 방학 시기지만 3월 신학기 개학을 한다해도 별반 달라질게 없다고 손사래다. 업주들은 교육기관이나 관공서 등에서 문구류 입찰 시 일정 비율의 구매를 보장해달라는 바람을 전했다.

골목 상권의 붕괴, 한 두해 얘기가 아니다. 비단 문구점 뿐일까. 책방과 슈퍼, 빵집, 꽃집들이 대규모 쇼핑센터과 온라인 시장에 떠밀려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지 오래다. 여기에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소비가 대세를 이루면서 폐업을 부채질하는 현실이다. 단순히 물건만 파는 곳이 아닌 사랑방 같은 곳들이 하나 둘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들어서 정겨운 골목길의 풍경이 통째 바뀌고 있다.

매일같이 물건의 먼지를 털며 과자 유통기한을 확인한다는 문구점 업주의 한숨이 더욱 깊어졌다. 유통환경의 급격한 재편, 소비 행태의 변화, 그리고 아파트 위주의 난개발 등이 맞물려 영세 자영업자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침체된 상권이 숨통을 트일 수 있도록 관계 당국의 세밀한 배려가 뒤따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