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의 문화살롱]광주시 권익위원회 위원 박수희 교수 “‘노잼’ 아닌 ‘즐잼 광주’…역시 문화가 답이네요” 문화예술 광주, 시민의 시선으로 보다 ‘광주 정신’ 숨쉬는 일상이 문화가 되는 곳, 이곳이 품격있는 멋진 도시 소통과 공감…스토리텔링 더해진 광주만의 공간 ‘펀 도시’ 향한 출구

2022년 02월 16일(수) 19:30

학문적 용어로 문화는 인류 역사가 쌓아놓은 모든 모습을 지칭한다. 예술은 문화 중 특별함을 지닌 유산이며 예술을 좁은 의미로 문화라고도 이야기한다. 문화는 함께하는 이들에게 과거의 추억으로 회귀를 도모하거나 인류의 새로운 미래에 대해 비전을 보여주곤 한다. 우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표현한 문화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용솟음치게 하는 창의 발전소이며 이 동력을 공급받아 인간은 희망을 잉태하고 삶의 터전인 도시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나아간다.

예전부터 척박한 다른 지방과 달리 너른 곡창지대를 이룬 호남은 항상 풍요로웠고 그것을 나누며 살아왔다. 남는 여유로 멋진 춤사위를, 즐거운 노랫가락을, 풍요로움을 화폭을 삶 속에 담아 남도의 멋을 창달해 왔다. 그리고 넘쳐나는 남도의 인재들은 반도를 이끄는 동력 역할을 해왔으며, 그들이 만들어 낸 사상은 우리 민족이 어려움을 당할 때마다 극복할 수 있게 하는 한민족의 특별한 유전자가 되었다. 그러기에 호남의 중심인 광주인에게는 멋과 풍류가 있고, 광주에서는 세대를 이끌어가는 시대정신이 만들어진다. 문화 도시 광주에 산다는 것은, 그래서 특별하다.

박수희 교수가 주말이면 아이들과 자주 찾는 아시아문화전당 어린이 체험관<사진 上>과 어린이 도서관.

아나운서로 방송활동을 하고, 대학에서 후학을 지도하며 커리어우먼으로 바쁜 활동을 하다 지금은 결혼 후 광주에 안착, 광주시 권익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박수희 교수와 문화 광주의 특별함을 이야기 나눠보려 한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풍암동 ‘베지가든’ 이라는 무인카페를 운영하는 그녀는 광주의 품격을 올려주는 문화를 삶의 현장에서 특별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서구 풍암동 베지가든에서 열린 작은 음악회

문화가 열어주는 삶의 지평에 관해 관심이 많았던 박 교수는 두 아이의 엄마로 다양한 문화 경험을 통해 커가는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 전한다. 그래서 주말이면 아이들과 함께 문화 현장을 방문한다고 한다. 광주는 문화와 관광 측면에서 하드웨어적으로 훌륭한 도시이며 그 안에 품고 있는 무궁무진한 자원은 마르지 않는 샘물같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것들을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부족과 공간의 활용 측면에서 미진함은 광주의 멋을 상쇄시키는 미흡함이라 볼 수 있다고 전한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체험

또한 광주가 가지는 역사의 아픔이 이제 광주인의 정신으로, 축제로 승화돼야 한다고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5·18 우리 모두 꼭 기억해야 하며 세상을 이끌어가는 시대정신입니다. 5·18이 이제 광주의 미래를 환하게 비춰주는 축제로 나아가는 변화를 기대해봅니다. 민주·인권 등 다양한 정치적 수사 좋습니다. 하지만 논쟁과 난무하는 정치공학적 수사와 비난으로 무거워진 시민들의 표정은 정말 싫습니다. 함박웃음이 피어나는 광주가 되길 소원합니다. 서로를 칭찬하고 즐거움을 함께 공유하고 상실의 시대 어깨를 들썩거릴 수 있는 광주의 거리를 ‘광주정신’을 통해 꿈꿔봅니다. 역시 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것은 문화가 답인 듯합니다.”

역사와 문화자원이 풍부한 광주, 하지만 문화예술의 도시 광주에 살면서 주말이면 아이들과 함께 향유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부족함을 항상 느낀다고 박 교수는 말한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체험 공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남녀노소 온 가족이 함께 힐링할 수 있는 전시공간이나 문화예술행사도 그리 눈에 띄지 않고 가끔 광주를 찾는 지인들에게 광주의 멋거리를 보여줄 만한 것도 마땅치않다 전한다. 이곳저곳에서 듣기로는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지원이나 마음껏 창작할 수 있는 공간도 부족하다 하며, 자원은 많으나 효과적으로 연계되지 못하는 주먹구구식 운영에 대한 한탄의 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고 전한다.

이러한 사항은 작금의 현실이 아니라, 박 교수가 광주에 삶의 터전을 잡기 오래전부터 회자되는 문제였으며 이런 이야기들은 경제 등의 다른 논리에 매몰돼 논의되지 못했었다. 그리고 지역의 리더들에게 문화는 선전 도구의 기호학적 언어로만 광주에서는 존재했으며, 가치에 대한 불확신은 문화 도시 광주라는 외침을 메아리로 생산하게 했다.

하지만 박 교수는 이제 광주가 변화해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광주가 앞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진정한 문화 도시로의 변신을 위해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요즘 ‘노잼 도시’가 화두가 되고 있는데 솔직히 즐길 거리가 없는 ‘노잼 도시’를 인정하는 것 자체가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재미난 도시의 초석이 문화라는 것을 인지하고 즐잼 도시를 위해 ‘펀 도시’를 슬로건으로 관심과 지원이 예상되는 만큼 변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전한다.

박 교수는 일상 속에서 문화와 쉽게 만날 수 있는 곳, 바로 그곳이 품격있는 멋진 도시라며 마을 방방곡곡에 문화가 채워져야 품격과 즐거움이 어우러지는 ‘펀 도시’가 된다고 이야기한다.

“저는 카페를 7년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차를 판매하기보다는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 같은 따뜻한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몇 년 전 카페에서 마련한 여름 음악회에서는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음악을 공유하며 추억도 만드는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마을 카페 곳곳에서 미술작품도 감상하고 작은 음악회도 즐길 수 있다면 이것이 일상이 문화가 되는 품격있는 즐거운 광주가 아닐까요?”

<최철·조선대 문화학과 초빙 교수>

박 교수는 즐잼 도시는 반드시 광주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면서 문화 광주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주말이 기다려지길 소원한다고 이야기한다.

세계의 일류기업들이 자신들의 제품을 테스트하기 위해 대한민국에 연구소를 세우는 것은 모두 아는 사실이다. 한국 주부들의 혹독한 평가를 뚫고 인정한 제품은 세계 다른 국가에서도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며 여기에 제품의 단점에 대한 대안 제시까지, 한국에서 만들어지고 평가된 제품이 세계 일류가 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주부 역할이 큰 것 같다. 이렇듯 제품을 사용하는 가족을 생각하며 바라보는 꼼꼼함과 사랑이 문화 광주를 바라보는 박수희 교수의 시선을 통해 바라볼 수 있었다.

선거의 계절이다. 광주의 미래가 문화라는 박수희 교수의 주장과 같이 이제 행복 광주를 담을 수 있는 리더가 누군가 우리는 판별해야 한다. 정치공학적 외침과 달디 단 선심성 공약보다, 시민의 얼굴에 웃음이 피어나게, 시민들 삶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모든 시민을 위한 광주의 리더를 소망해본다. 작금의 시대 우리에게 문화는 ‘밥’이다.

Tip ‘즐잼 도시’를 만들기 위한 박수희 교수의 제안
“광주는 무등산을 비롯해 장록습지, 영산강 서창 들녘 등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국악을 상시로 관람할 수 있는 공연마루, 전통 생활음악당, 아시아문화전당이라는 멋진 공간이 저희에게 있습니다. 문제는 그 ‘공간’이 의미있는 ‘장소’로 변하여 사랑을 받게 해야 하는 소프트웨어적 난제가 부족한 거죠. 이러한 문제는 장소마다 이야기를 만들고 그것들을 함께 공유하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한데 광주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하여 충분히 지역 예술인과 시민들이 함께 만들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광주 캐릭터 랜드 조성, 광주 대표 문화마을, 시립 수목원 등 확충될 것으로 예상되는 새로운 문화공간과 기존의 문화공간을 연결하게 하면 즐잼 도시 광주의 청사진이 완성될 것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