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해역 갈등 어민간 합의안 나올까 전남도 주선 진도·해남 어민 대표 첫 만남 가져 문금주 부지사, 삭발 시위 해남 어민 만나 대화 김재정 기자

2022년 02월 17일(목) 20:07

문금주 전남도 행정부지사(사진 맨 왼쪽)가 17일 전남 도청앞에서 시위 중인 해남지역 어민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해남과 진도 어민 간 마로해역 김 양식 어장 갈등을 풀 합의안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남도가 양 지역 어민 간 합의안을 도출하기 위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기 때문이다.

17일 전남도에 따르면 해남과 진도 어민 대표들은 전남도의 주선으로 이날 오전 9시 전남중소기업진흥원에서 만나 향후 상생 방안을 찾기로 잠정 합의했다. 양 측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만남을 갖고 마로해역 분쟁 해결 방안을 찾자는 데 의견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는 양 측 어민의 직접 대화가 합리적인 해결책이라고 보고 합의안 도출을 위한 측면 지원에 주력할 방침이다.

지자체 차원의 중재안의 경우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행정기관이 개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만약 중재안을 내놓는다고 해도 양측 모두, 또는 어느 한 지역이라도 거부하면 나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남도는 지난 16일 해남 지역 어민들이 도청 앞에서 삭발식을 갖고 집회를 할 때에도 담당 공무원을 진도지역에 보내 양 측의 대화 가능성을 타진한 바 있다.

특히 문금주 전남도 행정부지사는 이날 이틀 째 도청 앞에서 시위를 벌인 해남지역 어민들을 만나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해남 어민들은 시위를 풀었다.

앞서 문 부지사는 전날 밤 늦게 도청 1층 로비에서 시위 중인 해남 어민들을 찾아가 대화를 나누며 어민들의 마음을 달래기도 했다.

마로해역은 마로해역은 해남군과 진도군 사이에 있는 1천370㏊ 규모의 김 양식 어장이다. 1980년대 초 해남 어민들이 마로해역 진도 바다로 넘어가 김 양식을 하며 높은 소득을 올리자 진도군 어민들도 뛰어들면서 분쟁이 시작됐다.

2011년 법원 조정으로 마로해역 김 양식장 1천370㏊에 대해 해남군이 2020년까지 양식장 권리를 행사하고, 진도군에는 그 대가로 같은 크기(1천370㏊)의 양식장을 새로 개발해 주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진도군수협은 기간 종료를 앞두고 해남군에 어업행사권 종료를 통보하고 어장 반환을 요구했다. 이에 해남지역 어민들은 양식을 계속할 수 있게 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 법원은 마로해역 어업권에 대해 진도군 어민들의 손을 들어줬으며 오는 3월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한편, 마로해역에서 김 양식을 하는 해남 어민 174명은 지난 16일 도청 앞에서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어민들은 “분쟁이 극에 달해 재판의 끝자락까지 와 있는 상황에도 도와 진도군은 중재와 설득에 나서지 않고 뒷짐만 지고 있다”고 생존권 보장을 촉구했다./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