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암 3단지 재건축 현산 ‘보이콧’ 현실화되나 조합원 설문 결과 92% “현대산업개발 배제” 안재영 기자

2022년 02월 17일(목) 20:07

“현산 퇴출” 17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현대산업개발 퇴출 및 학동·화정동 참사 시민대책위원회’가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서울시의 강력한 행정처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광주 운암 3단지 재건축정비조합과 HDC현대산업개발간의 계약 해지 여부가 물망에 올랐다.

17일 광주 운암3단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조합은 전날까지 조합원(예비입주자) 1천627명을 대상으로 HDC현대산업개발·GS·한화건설 컨소시엄과의 계약 취소와 관련된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 내용은 ‘전체 계약 해지’와 ‘현대산업개발 1곳만 배제’로 구성됐다. 조합원 1천481명이 참여한 의견 수렴 결과 92%에 해당하는 1천360여명이 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하고 공사를 진행하자는 쪽으로 뜻을 모았다.

지난달 11일 발생해 8명의 사상자를 낸 서구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와 관련, 부실 공사 의혹에 따라 이 같은 결과가 도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설문과 관련해 한 예비입주자는 “학동에 이어 이번 참사까지 같은 지역에서 사고를 반복해서 낸 기업을 믿을 수 없다”며 “어떤 조건을 제시해도 생명보다 우선시 될 수 없어 현대산업개발을 배제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렇듯 현대산업개발 배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조합 집행부는 해당 내용을 취합한 뒤 전 조합원에게 고지할 계획이다.

앞서 운암3단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 2015년 9월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계약을 맺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재건축 대상 건축물 철거 뒤 오는 3월부터 재건축 아파트 착공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서구 화정아이파크 사고 이후 HDC현대산업개발이 전국 모든 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시공사 교체 및 배제 여론이 나오면서 의견 수렴 절차가 진행됐다.

이날 조합 관계자는 “의견이 취합됐지만 아직 배제 여부가 확정된 건 아니다”며 “다음주 쯤 되면 추후 일정 및 정확한 가닥이 나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편 HDC현대산업개발은 현재 광주에서 지난해 6월 철거 중 붕괴 사고가 발생한 학동4 재개발 사업구역과 이번 서구 화정아이파크 주상복합 건설 현장을 비롯해, 동구 광주계림 아이파크SK뷰 아파트, 광주 운암3단지 등 총 4곳의 시공사로 선정됐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