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 사죄 못 받고’ 박해옥 할머니 별세 日 강제노역 피해…근로정신대 소송 원고 중 생존 2명 뿐 안재영 기자

2022년 02월 17일(목) 20:07

일제강점기 미쓰비시중공업으로 동원돼 강제노역 피해를 입은 박해옥 할머니가 지난16일 별세했다. 향년 93세.

이로써 2018년 대법원에서 승소한 미쓰비시 여자근로정신대 소송 원고 5명 중 생존자는 2명(양금덕·김성주) 밖에 남지 않게 됐다.

고인은 순천남초등학교 졸업 직후 일본인 교장의 거듭된 회유와 압박에 못 이겨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항공기제작소로 동원됐다.

당시 일본인 교장이 가족의 안위를 볼모로 협박을 지속해 고인은 가족을 지키고자 일본행에 올랐다. 그는 임금 한 푼 받지 못한 채 강제노역에 시달려야만 했고 해방 후에야 귀국할 수 있었다.

이후 ‘태평양전쟁희생자 광주유족회’와 일본 지원단체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 등과 일본 정부 및 미쓰비스 중공업을 상대로 기나긴 투쟁 끝에 지난 2018년 11월29일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배상은 물론 사죄 한마디 조차 없어 고인은 ‘천추의 한’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평소 “10대 어린 아이들까지 데려다 혹사시킨 미쓰비시는 반드시 사죄하고 그 값을 치러야 한다”고 목 놓아 외쳤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