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2월1일이 설날이고 첫 번째 절기인 입춘이 4일이다. 입춘은 아직 겨울처럼 춥지만, 햇빛은 길어지고 땅은 따뜻한 기운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때다. 그리고 15일은 정월 대보름이다. 달은 지구에 가장 가깝게 다가와 희망을 속삭이고, 프리지어는 연두색 봉오리 속에 노랑을 터트리며 밖으로 향기를 내뿜는다. 아직 겨울이 채 가시지 않았지만 봄은 우리 마음속에서 이미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2월이 춥고 굳어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소망과 연관 짓다 보면 언제나 노란색으로부터 시작된다. 차가운 바람을 느끼며 운동장에서 기념사진 촬영했던 졸업식 날의 기억. 긴장감과 묘한 설렘으로 청혼했을 때 골랐던 꽃도 노란 프리지어다. 그래선지 예쁜 프리지어 꽃다발을 받는다는 것은 반가움이자 새로운 시작을 응원 받는 기분이다. 이번 작품은 노랑을 마주친 그때의 설렘을 일획으로 물의 번짐과 공기의 흐름을 표현했다. 나의 호흡을 주변 공기와 맞춰가며 자연의 비가시적인 에너지를 드러내려는 것이다.
노랑은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영혼의 전령사다. 그녀와 함께했던 추억 때문에 더 아름답게 프리지어가 피고, 하늘에 뜬 보름달은 더 밝게 빛난다. 마음을 이해하며 온도나 습도, 신체 리듬 등에 영향을 받아 빚어지는 색을 맞이하자. 그러면 차츰 변화하며 다가오는 봄의 공기처럼 우리 마음도 바뀔 수 있을 것이다. <대인동에서 화가 강운>
 | | ‘물위를 긋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