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김만배 녹취록’으로 尹 대장동 역공 安, 尹에 “핀트 못 잡아”…고개 절레절레 沈, 李에 “부동산정책, 국힘과 같아” 공격 김진수 기자

2022년 02월 22일(화) 20:08

포즈 취하는 대선 후보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가 지난 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렸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부터)·국민의당 안철수·정의당 심상정·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여야 대선 후보 4인은 지난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첫 TV 토론에서 대장동 의혹 등 도덕성 이슈를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대장동 의혹과 배우자 의혹, 코로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등을 놓고 난타전을 벌였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양강 후보가 내놓은 코로나 대응책과 경제 정책의 허점을 지적하며 날카로운 공세를 펼쳤다.

이날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은 영장 들어오면 죽어’라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통화 녹취록을 열거한 패널을 들고 나와 역공을 가했다. 그는 두 차례에 걸쳐 직접 펜으로 김 씨의 녹취 내용을 일일이 가리켰다.

그러자 윤 후보는 “김만배와 정영학 회계사의 통화 녹취록을 말씀하시는데 그 사람들은 이 후보와 훨씬 측근이고 저는 (김씨를) 10년간 본 적도 없고, 정영학이라는 사람은 알지도 못할 뿐 아니라 내용이 없지 않으냐”고 맞받았다.

이 후보는 또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은 죽어’라는 내용 등이 담긴 김만배 녹취록을 재차 거론하면서 “검사의 양심으로 누구를 의심해야 하나”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윤 후보는 “당연히 우리 후보님을 의심하지, 시장이 전부 했으니까”라고 받아쳤다.

두 후보의 신경전은 아슬아슬한 감정싸움으로 치닫기도 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와의 맞토론 도중 “후보님 규칙을 지키세요. 왜 검사가 규칙을 안 지키느냐”며 “지금까지 이렇게 해왔나. 없는 사실 지어내 사람 엮어서 기소하고 그래서 사람이 죽고 그랬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감사·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상대 배우자 관련 의혹을 놓고도 두 후보는 입씨름을 벌였다.

윤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민주주의와 경제발전 이야기를 하셨는데, 경기지사 법인카드 공금 횡령 의혹에 대해서는 말을 안 하신다”며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논란을 꺼내 들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한 의혹을 부각했다. 이 후보는 “부인이 월급 200만원을 꽤 오랫동안 받았던 것 같다. 그 외 수입은 없었는데 어떻게 70억 자산가가 됐나”라고 캐물었다.

안철수 후보와 심상정 후보는 서로에 대한 검증의 창은 접어둔 채 이재명·윤석열 후보를 번갈아 조준했다.

이날 안 후보의 화살은 유독 윤 후보에게 집중됐다. 윤 후보의 경제 공약을 고리로 압박면접식 공세를 퍼부었고, 대답이 시원치 않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거나 냉소를 보내기도 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핀트를 못 잡는다”, “고민이 부족하다”며 작심 공격을 이어갔고, 윤 후보는 ‘방어적 자세’를 유지하며 웃음으로 무마하는 장면이 반복됐다.

심상정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 유독 날을 세웠다. 심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실패한 부동산 정책에 대안으로 이 후보가 낸 것이 공급 폭탄, 규제 완화, 부동산 감세인데 이건 국민의힘에서 계속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 낸 대안”이라며 “만약 이게 진짜 옳은 방향이라면 퇴행적 정권교체에 정당성만 부여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