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파크 붕괴 피해 보상절차 마무리…‘상생협의체’ 구성 가족협·현산 합의…재발방지 민·관·사 협의조직 운영 안정호 대표 “처벌만이 능사 아냐”…현장 추모공간 마련 안재영 기자

2022년 02월 22일(화) 20:08

합동분향소 운영 종료 22일 오후 서구 화정아이파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이 마지막으로 헌화와 분향을 하고 있다. 희생자 가족협의회와 화정아이파크 시공사인 HDC 현대산업개발 간 피해보상 협의가 마무리되면서 합동분향소는 이날 운영을 종료했다. 희생자들의 장례 절차는 오는 25일 시작된다./연합뉴스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피해자 가족협의회와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합의를 마치고 철거와 재시공 등 남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상생협의체’를 꾸린다.

또 이날 양측간의 피해보상 합의가 완료됨에 따라 11일간 운영된 합동분향소도 마무리되며 희생자들의 장례도 이른 시일 내에 치러질 전망이다.

22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희생자 가족협의회에 따르면 현산과의 합의 과정에서 최대 요구사항이었던 ‘상생협의체’가 받아들여지면서 원만한 타협점을 이끌어냈다.

상생협의체는 건물 철거와 재시공 과정에서 이번과 같은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감독하며 예방을 논의하는 민·관·사가 협의조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또 인근 상가 업주들과 입주 예정자들도 피해 보상과 관련된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만큼 남은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 상생협의체에 합류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관련해 피해자 가족 협의회 안정호 대표는 “희생자들은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현장에서 일한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으로 일해왔다”며 “이곳이 반목과 대립의 싸움터로 남지 않고 상생으로 거듭나 다시 재건되는 현장이 됐으면 한다”고 소원했다.

때문에 유족들의 의지대로 사고 현장에 비석 등 추모 공간은 마련되지 않고 이들이 이곳을 다시 방문했을 때 행복하게 희생자들을 기릴 수 있도록 공원 부지나 도서관 등 의미있는 공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또 12일 간의 논의 끝에 피해 보상 등 합의가 이행됨에 따라 그간 운영된 합동분향소도 이날 종료된다. 희생된 노동자들에 대한 수습이 완료된 이후인 지난 12일 설치된 합동분향소에는 총 900여명이 찾았다.

아직 장례를 치루지 못한 5명의 희생자들 가운데 광주에 연고를 둔 4명의 장례식은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다른 한 분의 장례식은 강릉 의료원에서 이뤄진다.

이날 안 대표는 이 같은 내용을 알리며 “건설현장에서 사람이 죽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현산이 책임져야 할 일이 맞지만 이번 참사가 비단 시공사측의 잘못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현산이) 밉고 화가 나지만 우리가 화를 내고 꾸짖어야 할 대상은 사회 전체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기에 사태를 책임질 기회를 줘야 한다”며 “현산이 수습 과정에서 보여준 최선의 모습처럼 남은 과정에도 그렇게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달 11일 오후 3시46분께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건설 현장에서 23-38층 건물 외벽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6명의 희생자가 발생했으며 사고 29일만에 모두 수습됐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