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아이파크 붕괴 수사에 속도내야 할 때

2022년 02월 23일(수) 19:12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유가족과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 간 보상 협의가 마무리됐다. 희생된 노동자들에 대한 수습이 완료된 이후 설치된 합동분향소에는 900여명이 찾아 추모했으며, 장례 절차가 곧 시작된다. 하지만 진상 규명은 이제부터라 할 수 있다.

최대 요구사항이던 상생협의체는 건물 철거와 재시공 과정에서 유사한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감독하며 예방을 논의하는 민·관·사 협의조직으로 운영된다. 인근 상가 업주들과 입주 예정자들도 합류할 전망이다. 아울러 희생자들을 기리는 공원이나 도서관 등 의미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가족들의 바람대로 사고 현장이 반목과 대립의 싸움터로 남지 않고 상생으로 거듭나 다시 재건되기 위해선 명확하게 원인을 밝혀내고 그에 따른 합당한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 이와 관련, 경찰은 현재 16명을 입건해 수사하고 있으며 과실이 드러났거나, 책임을 다하지 않은 입건자들에 대한 조만간 신병 처리에 착수할 계획이다.

범정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38층 위 PIT층 하중을 지지하기 위해 설치한 수십ｔ에 이르는 콘크리트 담 형태의 지지대에 하중이 몰리면서 아래층을 무너트린 것이라는 취지의 자문 의견을 받았다. 향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건설사고조사위원회 등의 붕괴 원인 결과 도출 절차가 남아있지만 과학적 근거와 분석이 하나씩 정리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대산업개발 측 입건자들은 동바리 철거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했다고 혐의를 일부 인정하면서도 직접 지시 여부는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불법 재하도급 정황도 살펴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보상에 합의했다 해서 책임이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앞으로 남은 과정이 만만치 않아서다. 수사부터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재차 강조하지만 일하다 사람이 죽는 비극, 다시는 없어야 할 것이다. 절대 일어나서는 안될 후진적 참사였다. 학동 재개발구역 철거건물 붕괴 역시 마찬가지다. 사고의 전말을 명백하게 규명해야 한다. 철저히 수사하고 엄중히 처벌해야 하겠다. 속도를 내주길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