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정상부 군부대·방송통신시설 이전 조속 추진해야” 무등산국립공원 지정 10주년 토론회서 선결 과제 꼽혀 65% 사유지의 국유화 시급…케이블카 반대 목소리도 오복 기자

2022년 02월 23일(수) 20:36

사진=광주매일신문DB

국립공원 지정 10년을 앞둔 무등산 생태계 복원을 위해서는 정상부의 군부대·방송통신시설 이전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녹색연합 등 광주지역 시민단체는 23일 광주시의회에서 ‘무등산 국립공원 지정 10년, 무등산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시민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시민토론회에서는 최관수 무등산국립공원공단 자원보전과장과 윤희철 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이사의 주제발표에 이어 무등산 보전과 향후 과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했다.

주제 발제자로 나선 최 과장은 군사시설의 설치로 인한 자연환경 훼손과 차량 통행에 따른 토양유실 등 생태계 파괴를 이전 당위성으로 들었다.

그는 정상지역 일원이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탐방객이 통제됨을 이유로 정상부를 국립공원 이용객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탐방 기조를 강조했다.

해발 1천187ｍ 무등산 정상에 자리한 공군 부대는 2천883㎡ 면적에 막사 등 18개 건물이 분포한다.

최 과장은 장불재와 중봉, 북봉 등 고지대에 자리한 방송사와 통신사의 전파 송신탑도 군부대와 같은 이유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체 면적(75.425㎢)의 65.3%를 차지하는 사유지의 국유화 또한 지속 과제로 제안했다.

최 과장은 “무등산의 사유지 비중은 전국 육상 국립공원 평균(32.1%) 대비 2배를 넘는 수준”이라며 “이밖에 5천999기에 달하는 공원 구역 내 묘지를 이장해 ‘무덤산’이라는 오명을 벗어야 한다”는 강조했다.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는 2017년 공원 내 분묘 조사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약 90기의 묘지 이장을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최 과장과 함께 발제자로 나선 윤희철 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이사는 군부대 이전 후 생태계 회복까지 100년 이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희철 이사는 무등산 중봉과 누에봉, 중머리재의 훼손지 식생 회복사업 현황 등을 토대로 이러한 예측을 제시했다.

그는 군부대가 주둔한 1966년 이전의 정상부 자연환경을 분석할 자료가 없는 만큼 복원 목표 설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어 올해 초 다시 부상한 무등산 ‘케이블카 시설 설치’를 두고는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이사는 한때 유행에 그칠 우려가 큰 단발성 관광상품, 전국 모든 케이블카의 적자 운영 사례, 이동 약자의 편의에 효과가 없다는 이용 여건, 대규모 개발로 인한 환경훼손 가능성 등을 논거로 언급했다.

또한 무등산 현안에 대한 지속적 논의의 장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변화를 조명 및 공유하는 플랫폼의 역할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윤 이사는 “지역과 상생하는 국립공원을위해 탐방기반시설 확충(야영장 조성), 지역경제 활성화, 대국민참여형 탄소중립 실현 등 자연과 사람이 함께 행복한 미래를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등산은 9년 전인 2013년 3월4일 우리나라 21번째 국립공원에 지정됐다. 국립공원 지정 이후 면적은 도립공원(30.23㎢) 당시 대비 약 2.5배, 관리 인원은 총 47명에서 137명으로 2.9배 증가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무등산난개발저지시민연대, 광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무등산국립공원복원시민네트워크,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모임, 한국자연공원협회 무등산지회, 증심사, 원효사, 무등산풍경소리, 무등산국립공원포럼, 광주전남녹색연합,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광주환경운동연합, 시민생활환경회의 등 시민단체가 참여했다./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