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 ‘각자도생’ 1인 가구 ‘외로운 사투’ 일반관리군 생필품·격리물품 지원 없어 ‘막막’ 재택치료자 잇따른 사망에 ‘재택방치’ 목소리↑ 안재영 기자

2022년 02월 24일(목) 20:43

내 순서는 언제 오나…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속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폭증, 재택치료 환자수도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24일 오후 광주의 한 선별진료소에서 PCR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 서 있다. /김영근 기자

“아무런 지원도 없어 치료와 끼니 등 모든 걸 혼자 감당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차라리 이전에 걸렸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마저 드네요.”

“사각지대에 놓인 1인 가구를 한정해서라도 지원 대책과 보다 체계적인 의료관리가 절실합니다.”

정부가 지난 10일부터 방역체계를 ‘오미크론 맞춤형’으로 전환하면서 의료·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1인 가구들이 막막함과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전과 달리 일반관리군은 재택치료키트와 생필품마저 제공되지 않아 1인 가구들은 이를 구비하는 것조차 여의치 않지만, 모니터링 대상마저 제외돼 비상시 즉각적인 조치를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재택치료자 사망 사례가 잇따르면서 ‘각자도생’과 마찬가지인 현 체계는 치료가 아닌 ‘방치’라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지난 22일 재택치료 4일차를 맞은 대학생 김모(22)씨는 현 상황을 ‘모든 걸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며 막막한 심정을 드러냈다.

격리 첫날이었던 지난 19일, 김씨는 격리통보문자를 제외하곤 증상에 대한 대처법이나 응급상황 시 비상연락처 등 세부적인 안내 사항이 없어 하나하나 찾아봐야만 했다고 하소연했다.

또 의약품이나 생필품 등 지원 물품이 없어 스스로 모든 걸 구비해야만 하는 현 조치에 대해선 “1인 가구를 배려하지 않은 가혹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학업 때문에 타지에서 올라와 홀로 살고 있다는 김씨는 “광주에 지인이 별로 없어 도움을 청하기도 마땅치 않아 매 끼니를 배달음식으로 해결하고 있다”며 “하루 이틀 격리하는 것도 아닌데 아무런 지원 물품이 없다면 1인 가구들은 어떻게 살라는 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또 전날 인후통 증상이 있어 수차례나 보건소와 병원에 통화를 시도했으나 통화량이 많아 상비약으로 버틸 수밖에 없었다며 한숨을 내뱉었다.

앞서 지난 18일 수원에서 재택치료 중이던 생후 7개월 아이가 병원 이송 중 사망했고 다음날 서울에서 홀로 재택치료 중이던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현 의료체계에 대한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김씨는 “갑자기 증상이 악화됐을 시 마땅히 도움을 청할 사람도 없다. 최근 재택치료자 가운데 사망자도 잇따르고 있는데 스스로 증상을 확인하고 치료해야 하는 현 체계가 너무 불안하다”며 “의료와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1인 가구를 한정해서라도 지원 방안과 함께 유사시 즉각적으로 조치 받을 수 있는 대책이 절실하다”고 성토했다.

한편 지난 21일 방역당국은 홀로 대처가 힘든 1인 가구 등에 대해서는 정기적으로 관리 받을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에서 격리 생활을 할 것을 적극 권고했다.

광주시는 제1·2생활치료센터를 운영, 각각 110개와 92개의 병상을 가동하고 있으며 24일 오전 기준 잔여 병상 수는 도합 80여개다.

생활치료센터 입소와 관련해 광주시 관계자는 “일반관리군이나 집중관리군 구분 없이 재택치료센터에 입소할 수 있다”며 “입소를 희망하는 분들은 보건소 상담과 치료센터 판단 이후 입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