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선거, 이대로 좋은가? / 임우진 |
| 2022년 02월 27일(일) 18: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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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의 지방선거, 특히 기초자치선거에서 이러한 절차적 과정이 어느 수준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일까?
먼저 단체장 의원 등 현직자의 업무성과에 대한 종합 평가기능이 매우 미약하다. 객관성, 신뢰성 없는 시상제도와 일방적인 선전 홍보는 넘치는데 반해, 전문적 평가로 유권자들의 판단을 지원하는 합리적 정보는 극히 적다.
또한 지역의 해결과제, 발전과제에 대한 인식은 더욱 미약하다. 대부분 거주지역의 민원사업이 대부분이고, 지역의 성숙발전, 역량강화를 위한 중요사항에 대한 문제 인식은 극히 미약한 편이다.
여기에다 후보의 도덕성, 가치관, 정책능력은 오랜 지역생활을 통해 어느 정도 알려지기도 하지만, 객관적 전문적 평가기회는 법정 토론 외에는 없는 편이다. 그래서 정치신인의 경우에는 더욱 알기가 어렵다.
이밖에 지역사회에서 평소여론 이외의 합리적인 평가 판단기회가 거의 없고, 표를 의식한 친화적 사람관리, 인간관계 중심의 지지운동, 당원의 모집 관리 등 비합리적 운동, 동원만 넘쳐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우리지역의 기초지방선거는 단체장, 의원들에 대한 심층적 평가, 지역적 과제나 이슈의 공론화, 충실한 적격성 검증기회가 거의 없는 실정이고, 이러한 절차들이 지극히 상식적, 정의적 수준에서 매우 낮게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유권자가 객관적으로 판단 인식하고 이를 기초로 합리적 여론이 형성될 수 있는 환경이 아닌 것이다. 반면에 객관성 없는 시상, 유리한 것만의 선전 홍보, 거짓정보 등까지 넘쳐나고 있어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선거과정의 합리적인 여론은 유통되는 정보의 질과 양에 따라 좌우된다. 따라서 가능한 한 질 높은 정보를 많이 생산 유통시켜 줘야 한다. 이런 역할을 맡아 주어야 할 언론, 시민단체, 지식인사회, 전문기관, 주민단체 등의 여건이 매우 열악한 상황으로 높은 수준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 지역사회 역량의 한계라고 하겠다.
이러한 상황에서 바람직한 선거가 되려면 근본적으로는 시민의 정치의식, 시민의식 성숙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학교, 지역사회의 민주시민교육, 주민자치의 성숙발전을 통해 유권자들의 의식과 역량을 높여가야 한다. 또한 단기적으로는 지역언론, 시민사회, 지식인 단체 등이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적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주민자치회 등 주민단체들도 정치활동이 아닌 지역주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후보자 토론회 등을 적극 개최해 합리적인 판단노력을 해야 한다. 정당의 역할도 중요하다. 이 지역은 민주당의 공천이 본선이라고 일컬어 지고 있는 만큼, 지역사회에 책임있는 자세로 객관적인 평가 검증을 통해 도덕성, 자치의식, 능력을 갖춘 지도자를 주민에게 공천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압도적 지지를 해온 지역민에게 보답하는 길이기도 한다.
이 지역의 기초단체선거는 결코 수준 높게 이루어진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대선이나 총선의 경우는 국가가 나갈 기본 방향을 결정하는 일이기 때문에 고도의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방선거는 우리의 일상적 삶을 보살피는 일이다. 지역과 동네살림을 맡길 사람을 뽑는 일이다. 이런 기초단체선거를 정치적 판단으로 몰고가는 것은 지역을 망치는 일일 뿐이다. 그동안 그런 측면이 없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지방선거가 지역발전의 계기가 되도록, 절호의 기회를 살려야 할 것이다. 모처럼의 기회를 놓친다면 그 책임이 결코 적지 않은 일이다. 열악한 지역사회 현실에 대한 깊이 고뇌하면서 지역에 작은 희망이라도 살리려는 각별한 노력이 요구되는 지방선거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