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개월, 안전 보강이 우선 / 김종갑 |
| 2022년 03월 01일(화) 1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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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근본적인 취지는 처벌이 아닌 근로자와 주민의 안전권을 우선 보호하자는 데 있다. 재해 취약 요인을 찾아내고 예방을 위한 인력과 시설 보강으로 재해를 사전 차단하는 것은 물론, 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신속한 구조와 복구를 위한 비상조치 매뉴얼을 정립해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법은 시행됐지만 경기 양주 석재채취장 사고(3명 사망), 경기 판교승강기 설치 중 사고(2명 사망) 등 산업 현장에서의 재해 발생은 지속되고 있다. 전남지역에서도 지난 2월11일 여수 국가산단 입주기업 근로자 4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치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전체 사상자 8명(4명 사망·4명 부상) 중 7명이 협력업체 직원으로 위험한 작업에 하청업체 비숙련 일용직 근로자를 투입하는 위험의 외주화로 인한 인재(人災)였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산업 재해로 인한 근로자 사망 비율은 원청업체 대비 하청업체가 4배 높다. 앞서 지난해 12월 같은 산단에서 발생한 폭발사고 또한 사망자 3명 모두 하청업체 근로자였던 점을 감안하면 ‘위험의 외주화’가 산업 현장에서 얼마만큼 관행처럼 자리잡고 있는지를 실감케 한다.
전남도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초기 도내 사업장 전반에 대한 원활한 제도 정착과 신속한 법적 의무이행을 위해 법 시행 전인 지난 1월 중순 도내 중대 재해를 총괄 관할할 전담조직인 ‘중대재해지원TF’를 구성하고 안전관리자와 보건관리자를 추가 임용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 1월27일부터 법 적용을 받은 50인 이상 사업장 1천750개소와 공공이용시설 및 교통시설 1만6천500개소에 대해서는 안전보건 조치 의무 이행 사항을 안내하고 도가 직접 관리하는 450개 공공시설에 대해서는소관 부서에서 안전 점검과 필요한 관리상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한 ‘전남도 중대재해 예방·대응 종합계획’을 수립해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중대재해의 예방과 대응 방식을 시스템화했다.
앞으로도 제도 정착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행착오를 분석해 장기 대응책을 논의하고 법 개정 등에 적극 대처할 계획이며 법의 근원적 목적 달성을 위해 민간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국가산업단지의 반복적 사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민 관 산 학 공동 협의체를 구성하고 민간 사업장의 중대재해 예방 홍보와 관계자 교육도 실시할 계획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개월 지난 시점에서 이제는 더 이상 회피와 소모적인 논란을 넘어 선제적 예방으로 일터의 안전과 공중시설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중대재해 없는 안전한 전남, 더 나아가 안전한 대한민국의 머지않은 미래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