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율성 음악 축제를 바라보는 다른 시선 / 최철 |
| 2022년 03월 06일(일) 19: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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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율성은 광주 양림동 출생으로 광주에서 소학교를 거쳐 1933년 형을 따라 중국으로 옮겨서 1934년 의열단의 남경 조선 혁명 군사 정치 간부 학교를 졸업하고 그곳에서 항일 비밀활동을 했다. 그는 연안의 노신학교를 다니며 중국 대표적 군가인 ‘팔로군행진곡’을 작곡하고 이 곡은 1988년 중국 군사위원회로부터 정식 ‘인민해방군 군가’로 비준을 받게 됐다. 모든 예술 활동이 금지된 중국의 문화혁명 기간에도 “그 자체가 웅장하고 아름다우며 기백이 넘쳐흐르는 교향악으로 중국 혁명사의 최고탑”이라고 불리는 마오쩌둥 시사 20편에 곡을 붙이는 작업을 완성하게 되었다고 광주는 미화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이러한 칭송이 과연 학계와 문화계의 의견과 연구에 근거한 광주의 의견인지 알고 싶다. 정치적 이데올로기와 독재, 그리고 강압의 유산인 마오쩌둥의 붉은 혁명에 활용된 그의 음악이 과연 순수 예술로서 문화강국 대한민국의 문화수도 광주를 대표하기에 맞는가 고민을 하게 됐다. 당시 시대 상황에 비추어보면 중국공산당과 마오쩌둥 숭배를 위한 예술만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을 고려 해 볼 수 있는데, 마오쩌둥을 찬미한 정율성의 음악이 프로파간다라는 것이다. 그 당시 중국에서 무수히 정치적인 이유로 태워지고 버려지고 죽임을 당한 순수 예술을 지향하던 다른 예술인의 모습에 대한 배려가 문화 광주의 시선에서 아쉽게 느껴진다.
정율성의 음악이 그러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을 음악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가? 통영의 윤이상은 세계적인 현대음악가로 추앙받아왔다. 그의 작품들은 세계 음악계에서 혁신적 음악으로 동양과 서양을 하나의 공간에서 서로 융합하게 했다 평가를 받으며 그의 음악은 세계 각종 콩쿠르와 음악제 등 주요 무대에서 연주되고 있다. 하지만, 작곡가로서 정율성의 작품에 대한 가치를 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상적 연주가 되어지기 어려운 작품들은 편곡 등을 통해 보완작업이 이루어져야 하고, 그가 쓴 군가들은 동족상잔의 비극에 참여한 중공군을 위한 곡이라는 점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정치적인 상황을 배제하고 예술적 가치를 따지자 하더라도 음악적 성숙도도 미약할 뿐만 아니라, 친일 음악가 청산을 주장하는 일부 학계와의 형평성 문제에서도 정면 배치되며 논란을 야기 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정책입안자나 관계자들이 단지 중국 관광객 유치라는 목적하에 즉흥적으로 치밀한 계획과 연구 없이 진행된 사업이라는 것이다. 현재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이후, 우리만의 축제로 자가 발전 중이며 음악 역시 시민과 함께하기에는 이질성이 넘치는 것이라 시의 사업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한숨만 나올 뿐이다. 그동안 막대한 자금이 투여되면서 나름 성과가 있다고 하지만 필자는 앞으로 더욱 어려움이 가중 될 것으로 보여지며, 이제는 항일운동가로의 정율성은 남기고 음악가 정율성은 점점 지워나가야 하지 않을까 사료된다.
프랑스는 문화정책이나 사업을 시작하기 전 세밀한 연구와 다양한 토론의 과정을 걸친다.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다양한 전문가들을 영입하고 그들의 의견을 통해 결과가 도출되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합의된 내용을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지속 가능함을 전재로 한 문화를 위한 첫 삽이 너무 중요하기 때문이다. 광주의 정책입안자들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 막연한 자신만의 지식과 아집이 만든 정책 수용이 낳을 수 있는 결과를 알아야 할 것이다. 문화정책이나 사업은 정하고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가 바로 시대정신으로 시대의 문화로 탄생 할 수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