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길 열어준다더니 폭격 쾅쾅…” 마리우폴 아비규환

‘차량들 유턴…대피 불가능’ 공포
러 봉쇄로 나흘째 물·전기 차단

연합뉴스
2022년 03월 06일(일) 19:40
임시통로 통해 피란 행렬
지난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 이르핀강을 건너 피란하려는 주민들이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다리가 파괴되자 그 아래 임시 통로를 통해 이동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0일째인 이날 양측의 ‘임시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주요 전선의 교전은 계속됐다./AP=연합뉴스

“길거리로 나왔더니 폭격 소리가 3-5분마다 들리고 피난 가려 했던 차들이 되돌아오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지난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동부 마리우폴에서 민간인이 대피할 수 있도록 임시 휴전한다고 밝혔으나 현지 주민들의 증언은 이와 너무 달랐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마리우폴 거주민 알렉산드르(44)가 전한 현재 상황은 한마디로 “아수라장”이었다.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막심(27)이 마리우폴 조부모 아파트에서 촬영한 비디오 영상에도 이런 위험천만한 현장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영상이 보여준 마리우폴 도심지는 곳곳에 폭발로 인한 연기로 가득했다.

막심은 계획된 탈출 경로인 자포리자행 고속도로 역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사일 소리가 들리고 우리 주변 건물에서 연기가 나고 있다”며 “우리 아파트는 폭격을 피해 도망친 사람들로 가득 찼다”고 전했다.

막심은 특히 좌안 지구에서 온 사람들의 전언에 따르면 “거리에 시신들이 보이고 완전히 재앙 수준”이라고 말했다.

마리우폴에 가족을 둔 다른 지역 우크라이나인들도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였다.

케이트 로마노바(27)는 마리우폴에 갇힌 부모와 오전에 통화했는데 부모는 대피와 관련한 정보를 듣지 못했고 폭격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시내에 대피 정보를 알려주는 확성기가 있는데 사람들은 러시아 측이 흘린 가짜 정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 이를 믿어야 할지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르히 오를로프 마리우폴 부시장도 휴전은 러시아 측 폭격으로 완전히 무효가 됐다고 BBC에 밝혔다.

그에 따르면 당초 최대 9천명이 지난 4일 버스와 민간 차량으로 마리우폴을 빠져나가려고 했으나 폭격이 그치지 않아 대피가 무산됐다.

우크라이나 군대가 마리우폴을 아직 통제하고 있으나 러시아군의 공중 폭격으로 현지 주민들은 물과 전기 등이 없이 나흘째 살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앞서 현지 관료들은 러시아 측 봉쇄로 식량과 물, 의약품이 극히 부족하다고 밝힌 바 있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 분리주의 반군 지역과 2014년 러시아가 강제병합한 크림반도를 이어줄 수 있는 러시아군의 핵심 전략 목표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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