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날씨’ 전국 산불 2배 늘었다 올해 두달여 245건…연평균 발생 건수 절반 넘어 3-5월 집중 발생 고려 산불 피해 더 늘어날 수도 임채만 기자·연합뉴스

2022년 03월 06일(일) 20:01

강원ㆍ경북지역 등에서 산불이 발생해 큰 피해가 우려된 가운데 강릉시 옥계면에서 동해시까지 확산한 산불이 6일 새벽 망상동 지역에서 긴 띠를 형성하면서 민가쪽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유례없는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전국에서 산불 발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산림당국은 강원, 경북을 비롯한 동해안 지역에 산발적으로 산불이 이어져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6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지난 5일까지 발생한 산불은 모두 245건으로 집계됐다.

산불은 2019년과 2020년, 2021년 같은 기간 각각 200건, 80건, 126건 발생했다.

올해 산불 발생 건수는 지난해 동기보다 94.4%나 많아 2배에 육박했다. 최근 3년(2019-2021년) 평균인 135건과 비교하면 87.7% 많다. 이는 극심한 가뭄에 건조한 날씨가 이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011-2020년 10년간 연평균 산불 발생 건수는 474건이었는데, 올해가 두달여 지난 상황에서 벌써 연평균 발생 건수의 절반이 넘는 산불이 발생했다.

10년간 산불 발생의 59.1%가 3-5월에 집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제부터 산불 발생 건수가 더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동해안 산불을 포함해 지난 4일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이틀이 조금 넘는 사이에만 14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올해 유독 산불이 많이 발생한 것은 유례없이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행안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까지 강수량은 6.1㎜로, 평년 기록인 52.0㎜에 한참 못 미친다.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 이후 최저치다.

기상청은 당분간 대기가 매우 건조할 전망이며 이번주 주말인 13일께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난 5일 예보했다.

한편, 지난 4일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이 사흘이 지나도록 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소방당국은 현재 전국 소방동원령 2호를 발령한 가운데 진화인력 5천여명, 헬기 50여대를 투입해 전방위에서 산불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좀처럼 불길이 안 잡히는 것은 우선 산불 발생 면적이 엄청나게 넓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울진 산불이 영향을 미친 구역이 1만2천317㏊(삼척 650여㏊ 포함)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42배가 넘는다.

대규모 진화인력과 장비를 투입했지만 물리적으로 신속한 진화가 쉽지 않은 이유다. 여기에 자욱한 연기와 송전탑 등이 신속한 진화에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전국에서 헬기 51대가 집중 투입돼 시시각각 물을 퍼 날라 진화를 하고 있지만 산불 현장 일대가 연기로 뒤덮이다 보니 상공에서 불길이 이동하는 모습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임채만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