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도립미술관 리움미술관 순회전 가보니… 첫 주말에만 1천2백여명 관람객 방문 ‘순조로운 출발’ 최명진 기자 |
| 2022년 03월 07일(월) 19: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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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29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지난해 리움미술관 재개관전 기념 기획전으로 국내외 내노라하는 작가들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거장들의 작품들을 대거 선보이는 자리다.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만큼 평일 낮 시간대였음에도 이곳 미술관에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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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로 들어서기 전 로비에서는 가장 먼저 조지 시걸의 작품 ‘러시아워’를 만나볼 수 있었다. 흑빛 사람 형상을 한 여섯 동상이 한 가운데 몰려있다. 하나같이 생기를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 현대인들의 일상과도 닮아있다. 청동으로 만들어져 한 사람 당 무게가 100-120㎏에 육박할 정도로 무게가 상당하다고 한다. 이들 모두는 한 가운데 같은 장소에 모여있지만 결국 각자 다른 곳으로 향한다. 파편화되고 문명화된 현대사회의 모습을 체험할 수 있는 작품이다.
전시장에 들어가면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청동 조각 ‘거대한 여인 Ⅲ’가 한 눈에 들어온다. 리움미술관에선 비탈길에 놓여있던 이 작품은 이곳 도립미술관 전시장 입구 정가운데 놓여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금껏 우리가 봐왔던 풍성하고 아름다운 모습의 여성이 아닌 깡마른 채 뼈대만 남은 인간상이다. 전형적인 실존주의 작가인 알베르토는 이 조각 작품에서 양감 등을 모두 거둬내고 존재가 갖고 있는 본질만을 살펴본다.
다음으로 앤디 워홀의 ‘마흔다섯 개의 금빛 마릴린’이 보인다.
검은색 바탕 속 금빛으로 수놓아진 마릴린 먼로의 모습이 눈에 띈다. 스타의 화려한 삶 그리고 그의 비극적 죽음조차도 매스미디어에서 다뤄진다는 점이 애석하게 느껴진다.
전시장 중앙에는 청색 물감이 흩뿌려진 거대한 대형 캔퍼스가 놓여있다. 이브 클렝의 작품 ‘대격전’이다. 모델들의 움직임에 따라 만들어진 다채로운 결과물로 인간 몸의 생명력과 에너지를 표현해낸다.
중국 실험미술의 대가 장후안 작가의 ‘가계도’ 작품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으로 이주한 후 스스로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은 작가는 자신의 얼굴에 가족이나 지인의 이름, 중국의 속담 및 격언 등을 적어 달라고 부탁한다. 작업 과정의 마지막인 아홉 번째 사진 속 그의 얼굴은 결국 수많은 글씨에 묻혀 검은 복면을 쓴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으로 변한다. 사회와의 관계 또는 역사, 문화를 통해 개인의 정체성이 변화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니키 S.리가 5년 동안 준비한 ‘프로젝트’ 연작에서는 다양한 정체성 집단에 흡수된 작가가 이들의 삶을 함께 교류하며 동화되는 모습들을 사진으로 담아낸다. 그리고 이를 통해 개인의 정체성이란 환경에 따라 만들어지는 것임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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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허스트의 ‘성 마태의 순교’, 로버트 롱고의 ‘이 좀비들아 : 신 앞의 진실’ 작품에서는 삶과 죽음, 인간 변종의 모습 등을 다루며 문명화된 인간의 어두운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이밖에도 최하늘 작가의 ‘다각(多刻)’, 엘름그린&드라그셋의 ‘그(블랙)’, 정금형 작가의 ‘떼어낸 부분들’, 헤더 듀이-해그보그의 ‘스트레인저 비전스’, 김아영 작가의 ‘페트로제네시스, 페트라 제네트릭스’ 등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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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전시 출품작 중 40%는 리움미술관 소장, 나머지는 해외 작가 재단의 소장품으로 도립미술관 측이 작가 연락처를 받아 일일이 섭외하는 등 작품을 들여오기까지의 전 과정을 어렵사리 거쳤다. 거기에다 이번 전시에 선보여지는 작품들의 소장 가치 또한 남다르기에 설치 과정에 대한 작가들의 지속적인 리포트 요구가 잇따랐다는 후문이다.
개막 이후 첫 주말에만 1천200여명, 현재까지 총 2천5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는 등 성공적인 출발선을 끊은 도립미술관은 리움미술관 측의 요청에 뜻을 함께 하며 앞으로 도내 학생들의 전시 관람을 적극적으로 권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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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진 기자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