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산불 재난, 광주·전남도 경각심 필요

2022년 03월 07일(월) 19:30

서울 면적 4분의1 이상이 동해안 산불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 현재 1만6천여ha 규모로 여의도(290㏊)의 57.8배에 해당하며 축구장(0.714㏊) 2만3천466개의 넓이다. 500개를 훌쩍 넘는 시설이 소실된 가운데 주택만 340여채에 달한다. 대피한 주민은 4천600여세대 7천400명에 이르고 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이 일대에는 전국 소방동원령 2호가 발령돼 수많은 인력과 헬기, 차량 등을 투입, 진화를 위한 사투가 벌어지고 있다.

5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겨울 가뭄과 강풍으로 산불이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261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126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2019년 200건, 2020년 80건, 2021년 126건 등 연간 수치와 비교하면 급증했다. 앞으로가 문제다. 10년간 산불의 59.1%가 3-5월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이제부터 더욱 증가할 수도 있다.

산불 비상이다. 대규모 인력과 가용한 장비를 총동원했다. 헬기가 분주하게 시시각각 물을 퍼나르고, 인근을 오가는 시민까지 팔을 걷었지만 확산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대기가 매우 건조한데다 강한 바람을 타고 넓게 산불이 번지면서 경북 울진 한울원전과 금강송군락지, 강원 삼척 LNG생산기지 주변까지 닥쳤다.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을 빼앗긴 주민들은 망연자실이다. 상실감이 크다. 신속하게 수습하고 복구도 해야 하는데 기약조차 못해 막막하다.

특보가 내려졌고 확대·강화될 수 있는 광주·전남지역도 절대 예외가 아닐 것이다. 산림청은 산불경고 최고인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강수 예보도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한다. 산행 등 야외활동 시 특히 유의해야 하겠다. 정부는 방화나 쓰레기 소각, 담뱃불 등 부주의로 산불을 내는 일이 없도록 당부하고 고의나 과실로 산불을 낼 경우 엄중 처벌하겠다며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작은 불씨가 큰불로 이어졌다.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길다랗게 검붉은 띠를 형성하면서 매캐한 연기와 함께 민가 쪽으로 향하는 산불, 공포 그 자체다. 대재앙은 방심하는 순간에 다가온다. 예방이 최선이라는 사실,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