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과다’ 콘크리트 붕괴 가능성 수사 강도·내구성 저하 ‘건조 수축’ 현상 유발…책임 소재 ‘분분’ 안재영 기자

2022년 03월 07일(월) 21:20

광주 HDC 현대산업개발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비용절감을 위해 콘크리트를 섞는 작업에서 물이 과다 첨가됐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광주경찰청)는 7일 “건물 상층부에 콘크리트를 올리기 위해 유화제 대신 물을 과다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의혹은 지난 1월20일 조선대학교 김형기 교수가 본보에 붕괴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잘 섞인 콘크리트는 ‘일체거동’ 식으로 함께 움직이는데 붕괴사고 직전 촬영된 영상을 보면 어느 순간 움푹 파인 부분 아래쪽에 물이 고인 채 위쪽으로 자갈이 울퉁불퉁하게 나오는 게 보인다”며 “이는 재료가 분리되는 현상으로 ‘가수’ 작업이 과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가수조치는 물을 더하는 작업으로 펌프카를 통해 콘크리트를 옮길 때 물이 들어가지 않을 경우 점성이 낮아 운반에 어려움을 겪는다. 때문에 타설 구역에 콘크리트를 운반하는 작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선 적정량의 물을 섞어 유동성을 좋게 한다. 그러나 물이 과하게 들어갈 경우 점성이 낮아지는 대신 콘크리트의 강도 및 내구성이 저하된다. 이는 양생 과정에서 균열을 일으키는 ‘건조 수축’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

콘크리트는 굳으면서 내부의 물이 증발하는데 많은 물이 투입될수록 그 부피만큼 콘크리트 길이가 수축하고 줄어들어 균열이 커진다는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이를 막기 위해선 과한 물 대신 유화제를 사용해 콘크리트 점성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

그러나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로부터 하청을 받은 업체가 비싼 가격 때문에 다량의 물을 콘크리트에 넣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경찰이 수사하고 있는 부분이다. 다만 조사를 받고 있는 관계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해당 혐의에 대한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공사의 지시나 동의 없이 해당 조치를 하청업체 독단으로 처리했을 경우 책임의 소지가 커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 해당 작업 전 원청에서 파견된 현장 감독이 입회하며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관리하는게 기본 관례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을 경우 원청 역시 책임 소지를 피할 길이 없어 관련자들 모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