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예방 및 대책…우수(雨水) 활용 방안 / 박송인

2022년 03월 09일(수) 20:43

박송인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 환경연구사 / 공학박사

우리나라는 매년 산불로 인해 인명피해, 재산피해, 교통마비 등 이재민이 발생하고 산불진화에 막대한 인력과 혈세가 투입되고 있다. 매년 되풀이되는 산불을 방지하기 위한 획기적인 산불예방 대책은 없는 걸까.

지난 4-8일 경북 울진군, 강원도 삼척·강릉시 등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서 피해 면적은 이미 서울 면적(6만500㏊)의 4분의 1을 넘어서 소중한 산림자원이 훼손·소실됐다.

산불이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지난 주말은 건조와 강풍이라는 최악의 기상조건까지 더해져 산림당국은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2000년 동해안 산불 이후 최근 20년 만에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정부는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 막대한 국민 혈세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지속적으로 산불이 반복해 발생하고 있는 점을 보면 지금까지의 산불예방·대응 방식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산불 원인은 지역에 따라 다르고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앙정부 위주의 산불대응방식으로는 한계에 부딪혔다고 할 수 있다. 산불예방과 화재 발생 후 진화작업에 편중돼있는 현재의 산불대응방식은 산불확산의 주된 원인인 건조한 대기와 강풍에 대한 새로운 예방대책이 없어 매년 발생하는 산불의 악순환을 막을 수 없다.

산불 확산의 주된 원인을 경감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매년 발생하는 산불 확산의 근본 원인은 메마른 대지 즉, 매우 건조함이므로 전국의 산지나 대지가 건조하지 않게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 해법이다.

국민의 세금을 거의 들이지 않고 전국의 산지와 대지에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대책은 우수(雨水)를 활용하는 것이다.

만일 전국 모든 산지의 숲 이곳저곳에 소규모 물구덩이, 수렁, 웅덩이 등을 만들어서 대지가 건조하지 않게 우수를 저류, 저장하거나 주요 거점시설물의 인접 산지에 우수를 저류,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해둔다면 저비용으로 산불 확산을 방지해 우리의 소중한 재산과 인명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조성된 우수 저장시설들은 가뭄 시 고통받는 야생 동물들의 식수 공급원으로도 이용될 수 있어 생태계 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연간 평균 강수량이 1천370.8㎜로 전국 모든 산지 전역을 약 1.37m 우수 저류 웅덩이로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인데 대부분을 하천으로 흘려보내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 모든 산지 전역에 그대로 뿌려질 수 있도록 우수를 저장하는 소규모 우수 저류시설(물구덩이, 수렁, 웅덩이)을 갖추도록 하자.

이를 위해 매년 식목일에 식수행사를 실시하고 각 지자체 별로 우수 저류 시설을 꾸준히 만들어 간다면 언젠가는 천대의 소방 헬기, 만명의 소방 대원보다 훨씬 저비용, 고효율의 산불예방 대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