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정부 ‘국민통합·협치’ 중요성 더 절실해졌다 대선 과정서 갈등 극심…‘쩍’ 갈라진 대한민국 김진수 기자 |
| 2022년 03월 09일(수) 23: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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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은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란 지적이 방증하듯, 선거전이 진행될수록 원색적인 비방전으로 치닫는 흐름이 이어졌다. 그 결과 지역별, 계층별, 성별에 따라 지지 후보나 정당이 나뉘는 현상이 가속화 되면서 대한민국이 두 개로 ‘쩍’ 갈라졌다는 한탄이 나온다.
양당은 선거운동 막판까지 네거티브 공세를 펼쳤고, 나라를 이끌어갈 비전과 정책 담론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특히, 일부에선 대선 뒤 패자에 대한 ‘정치 보복’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극한 대립을 예고한 상황이다.
오죽하면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가 “추문으로 얼룩진 역대 최악의 선거”라고 혹평한 데 이어 영국의 선데이타임스가 “한국 민주화 이후 35년 역사상 가장 역겹다(most distasteful)”고 보도했을까.
이에 따라 광주·전남 지역정가에서는 이재명·윤석열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선 과정에서 나타난 갈등을 봉합하고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 대선을 통해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 앞에는 문자 그대로 심각한 위기 상황이 복합적으로 놓여있다.
우선,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연일 20만 명을 웃도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경제를 정상 궤도로 올려놓아야 한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인해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고, 세계 경제가 물가 상승과 경제 저성장이 결합한 스태그플레이션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북한은 새해벽두부터 극초음속탄도미사일 등을 9차례나 발사하는 등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있어 ‘평화’의 소중함도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런 안팎의 어려움 속에서도 대선 기간 벌어진 극심한 대립의 간극을 좁히고 국가통합을 도모해야 하는 의무가 새로운 대통령의 어깨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두 후보 모두 선거 막판 ‘통합’과 ‘협치’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은 주목된다.
이재명 후보는 이른바 ‘국민통합정부’ 구상을 밝히면서 상대방 쪽 인사, 정책이라면 무조건 반대하는 식의 정치 구조를 배격하고 폭넓게 문을 열어놓겠다고 밝혔다. 필요하다면 야권이 내세운 공약도 국정 과제로 적극적으로 채택하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후보 역시 당선되더라도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여소야대’ 상황이기 때문에 민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그는 지난 3일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공동선언문에서 “저희 두 사람이 함께 만들고자 하는 정부는 미래지향적이며 개혁적인 국민통합정부”라고 밝힌 바 있다.
치열한 선거전이 마무리된 9일 한 광주시민은 “자신이 지지한 후보의 당선 여부에 따라 희비가 교차하지 않겠냐”고 반문하면서도 “누가 대통령이 되건 최우선 과제는 분열을 수습해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수열 조선대 명예교수는 “선거에 국민통합의 기능이 있다고 하는 것은 국가를 통치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현상들, 대표적으로 ‘가치의 분배’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갈등과 분열을 선거를 통해 용광로처럼 녹여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치선진국들의 경우 선거 과정에서는 치열하게 경쟁하다가도 일단 당선자가 결정되면 패자는 결과에 승복하고 승자에게 축하를 보내며 승자는 패자에게 그동안의 경쟁에 감사를 표하면서 위로의 말을 건넨다”면서 “이렇게 함으로써 정치는 다시 평상심을 회복하게 되는 것이고, 갈라졌던 민심은 당선자를 중심으로 통합을 도모해 나간다. 물론 경쟁은 자연스럽게 다음 선거로 연기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수 기자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