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태권도장·탁구장서 투표했어요” 광주지역 이색 투표소 눈길 오복 기자

2022년 03월 09일(수) 23:14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광주에 태권도장과 탁구장 등 이색 투표소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동구 학2마을아파트 탁구장에 마련된 학동제1투표소에는 인근 주민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코로나19여파로 탁구장 이용객이 대폭 줄었지만 오랜만에 사람들로 북적였다.

탁구장에서 투표를 마친 나정임(72·여)씨는 “학2마을 아파트 주민이라 가까워서 사전투표 대신 본투표장을 이용했다”며 “온 국민이 살기 편해지면 좋겠다”고 한 표를 행사한 이유를 밝혔다.

곽해동(39)씨는 “저녁에 주민들이 이용하는 탁구장에 늘 불이 켜져있다. 탁구장에서 투표를 해 가깝고 편했다”며 “부동산 등 경제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생각해 공약을 보고 투표를 했다. 다들 같은 생각이겠지만 당선된 후보가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를 일으키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진월동 백두태권도 학원에 설치된 진월동제5투표소는 이날 하루 어린이들의 태권도 기합소리가 멈췄다.

태권도학원에서 투표를 마친 김영권(70)씨는 “집이 가까워서 편리했다”며 “더 높은 투표율이 나오길 바람으로 방문했는데 사람이 많아 다행이다. 지역파벌을 넘어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면 더 나은 세상이 오지 않을까 생각해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생애 첫 투표자가 온가족과 함께 방문해 투표완료 인증샷을 남기는 모습도 보였다.

자녀와 함께 방문한 부모 김유미(51·여)·김창범(53)씨는 “벌써 우리딸이 다 커서 투표를 하다니 감동적이다”며 “경제와 사회 문제로 뉴스가 들썩이는 이때 대통령 후보의 역할이 막중하다.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돼 전반적 분위기가 바뀌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학교나 읍·면·동사무소 등 관공서나 공공기관·단체의 사무소, 주민회관 등을 우선적으로 투표소로 선정하지만 마땅한 장소가 없는 경우 태권도장 등 이색적인 장소에 설치되기도 한다./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