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진보·보수, 영·호남 따로 없어…오직 국민만” 헌정사상 최소 득표차 0.73%p…5년만의 정권교체 이념·세대·젠더 갈등 증폭…‘협치·통합’ 핵심 과제 호남 李, 영남 尹 몰표…‘東西 지역구도 여전’ 재확인 김진수 기자

2022년 03월 10일(목) 20:08

당선 인사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한 윤석열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 이익과 국익이 국정의 기준이 되면 우리 앞에 진보와 보수의 대한민국도, 영호남도 따로 없을 것이다. 저 윤석열, 오직 국민만 보고 가겠습니다.”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당선인사를 통해 “벅찬 마음과 무한한 책임감을 갖고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국민 여러분 앞에 섰다”고 말문을 열었다.

윤 당선인은 이번 20대 대선에서 최종 득표율 48.56%(1천639만여 표)를 기록해 당선됐다. 경쟁 상대였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47.83%(1천614만여 표)를 얻었다. 득표율 차이는 헌정 사상 최소인 0.73%p(24만7천여 표)에 불과했다.

이날 윤 당선인은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어떠한 세력과 이념도 멀리하고 국민의 상식에 기반해 국정을 운영하겠다”면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부정부패는 내편 네편 가릴 것 없이 국민 편에서 엄단하겠다”며 법치의 원칙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포스트 코로나’ 대책에 대해선 “코로나로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해 고통 분담에 적극 나서고 미래 준비도 철저히 하겠다”며 “특히 코로나 관련 경제, 방역, 보건, 의료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룰 인수위 내 조직을 구성할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지역민들의 밤잠을 설치게 한 이번 대선은 헌정사상 최소 득표 차 승부로 기록됐다. 이는 유력한 제3후보가 없는 가운데 사실상 보수와 진보의 일대일 구도로 치러지면서 진영결집이 극대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 과정에서 지역·이념 갈등뿐만 아니라 세대·젠더 갈등까지 사회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은 새 정부 국정운영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극심한 여소야대 지형 속에서 ‘협치’와 ‘통합’을 국정운영의 중심에 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궤멸 위기로까지 내몰렸던 보수진영으로선 이번 대선으로 5년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이로써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로 보수와 민주 진영이 10년씩 번갈아 집권했던 ‘10년 주기론’은 깨졌다.

윤 당선인 본인으로서는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사람이 처음으로 대권을 거머쥐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작년 6월 29일 정권교체를 기치로 내걸고 정치참여를 공식화하며 대선도전을 선언한 지 불과 8개월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검찰총장에 파격 발탁된 그가 거꾸로 ‘촛불 민심’을 등에 업고 출범한 진보정권을 무너뜨리면서 정치·외교,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촉발된 경제·안보 위기 상황 속에서 새 대통령 당선인이 맞닥뜨린 도전과제는 만만치 않다는 관측이다.

한편, 20대 대선에서는 영호남 지역에서 특정 후보에게 몰표를 주는 동서 지역 구도가 재확인됐다. 민주당 이 후보는 전남(86.10%)을 비롯해 광주(84.82%), 전북(82.98%) 등 호남 지역에서 윤 후보를 압도했다. 반면 윤 후보는 대구(75.20%)와 경북(72.75%), 경남(58.48%) 등 영남 지역에서는 이 후보를 크게 앞섰다.

윤 후보는 전남(11.44%), 광주(12.72%), 전북(14.42%) 등 10% 초반대 득표율로 애초 기대보다는 부진했다. 하지만 보수 정당 출신의 대선 후보로는 가장 높았다. 앞서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광주 7.76%, 전남 10%의 득표율로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