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춘 초대전 ‘호랑이와 용 백마리, 궁중회화 이야기’ 21일까지 은암미술관 ‘호랑이·용’ 기운 받아 올해는 좋은 일만 최명진 기자

2022년 03월 13일(일) 18:28

‘운룡도’

호랑이와 용, 궁중회화를 주제로 민화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전시가 마련됐다.

은암미술관은 오는 21일까지 김재춘 화백을 초청해 ‘호랑이와 용 백마리, 궁중회화 이야기’전을 개최한다.

전래민화는 감상화로서의 회화의 의미보다는 기능과 역할의 측면을 중시하는 장식화로서 존속돼 왔다.

예술성을 중시하는 창작으로서의 가치보다는 우리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뿌리내린 생활화된 예술이었음을 알 수 있다.

‘까치와 호랑이’가 민화에 유독 많이 등장하는 것은 각각의 도상으로서 지니는 의미가 일상생활에서 중요했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민화에 등장하는 호랑이는 귀신을 물리친다는 ‘벽사’(闢邪)의 의미가 있다. 호랑이는 두려운 존재이기도 하지만 신령스럽고 친근한 관계로 한국인의 삶 속에 다양한 형태로 지속돼 왔다.

‘원형 호작도’

‘호작도’

한국의 뿌리를 찾고자 오랜 기간 화업을 통해 천착해 온 김 화백의 그림에는 산신(山神)이라 칭해지는 호랑이를 통해 외부로부터의 삿된 기운을 물리치고 길한 기운이 함께 하기를 희망하는 바람이 담겨있다.

그는 호랑이의 형태미와 관련한 다양한 해석을 통해 민화 속의 호랑이를 표현하는 것이 전시에 있어 선결 조건임을 직시하고 있다.

김 화백에게 있어 현재 시점에서 바라보는 호랑이는 그 자신의 미적 감수성을 조형적인 감각을 통해서 반영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창작 민화의 특성을 제고(提高)할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전시에서는 운수가 좋다는 뜻의 ‘길상’(吉祥)의 의미를 지닌 용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오래전부터 용은 상상 속의 동물로 신화나 전설의 중요한 제재로 등장해왔을 뿐만 아니라, 민간신앙의 대상으로서도 큰 몫을 차지해왔다.

용에 대해 동양과 서양의 인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하는 것은 상서(祥瑞)로움을 바라는 마음으로 느껴진다.

김 화백은 “호랑이 해를 맞이해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호랑이와 용의 형태, 다양한 필법 그리고 해학의 이야기를 녹여냈다”며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 이번 전시를 통해 국가와 국민의 강녕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황호도’ <은암미술관 제공>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