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고려인동포 무사귀환 낭보 13일 최비탈리씨 손자 탈출 6일만에 귀국 고려인마을, 항공비·입국 비자 어려움 호소 안재영 기자

2022년 03월 15일(화) 20:22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평화기원 빛로드’ 행사가 15일 오전 광주 남구 빛고을노인건강타운 야외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빛고을노인건강타운 직원과 이용자들이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노란·파란색 풍선과 전쟁반대 피켓을 들고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김애리 기자

광주고려인마을이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고려인동포 자녀의 무사귀환을 위해 성금을 모금하는 동분서주한 덕에 가족들이 하나둘씩 무사귀환하고 있다는 등 낭보가 들려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귀국하지 못한 동포들이 여전하고 이들을 위한 항공비 마련과 서류 입증 등 절차에 난항을 겪고 있어 관계 부처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15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을 피해 귀국하려는 동포들의 수는 30여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루마니아나 폴란드, 몰도바, 헝가리 등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국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고려인마을은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동포들의 안전한 국내입국을 지원하기 위해 마을 산하 고려방송(93.5Mhz)을 통해 고려인동포 돕기 생방송을 진행, 500만원을 모금했다.

모금된 성금은 우크라이나를 탈출했으나 항공비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가족들의 무사 귀환을 위해 지원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4일 고려인마을은 고려인동포 남루이자(58·여)씨에게 긴급 항공비 100만원을 전달했다.

남루이자씨는 전쟁 소식을 들은 후 우크라이나에 두고 온 가족들로 인해 하루하루 가슴을 졸이며 살아왔다. 또 연락도 두절돼 애간장만 태우며 지내던 가운데 최근 긴급 전화를 통해 손녀 남아니따(10)양이 지인을 따라 우크라이나를 탈출했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항공비가 없어 발이 묶인 상태라는 소식을 듣고 남씨는 고려인마을과 함께 지원 방안을 논의한 결과 계자번호 없이 실시간 송금이 가능한 국제 계좌를 통해 항공비를 보낼 수 있었다.

이러한 도움 덕에 남씨의 손녀는 내주 광주로 귀국해 가족의 품에 안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지난 13일 최비탈리(64)씨의 손자는 우크라이나 탈출 6일 만에 무사히 광주고려인마을에 도착했다.

최씨의 손자는 전쟁 발발 후 우크라이나를 탈출, 몰도바 피신 후 루마니아에 도착했으나 귀국할 항공비 마련과 입국 비자 등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해당 소식을 접한 어머니 최아나스타시야씨는 아들의 귀환을 위해 고려인마을과 협의한 끝에 터키를 거쳐 루마니아로 들어갔다. 지속적인 연락 끝에 아들을 만난 최씨는 루마니아 주재 한국 대사관의 도움으로 비자를 받아 조상의 땅으로 무사 귀환했다.

최씨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업무를 진행해 입국비자를 신속히 발급해 준 루마니아 주재 한국대사관의 도움에 감사를 드린다”며 “하지만 항공비를 마련하지 못해 눈물을 삼키는 고려인마을과 연고를 가진 동포들의 애타는 심정을 알기에 마냥 기쁨을 드러낼 수 없어 안타깝다”고 전했다.

고려인마을 관계자도 “우크라이나를 탈출했으나 고려인동포임을 증명할 여권이 없어 입국비자 조차 발급받지 못해 애태우는 고려인동포들이 너무나 많다”며 관계부처의 관심을 촉구했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