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벨트 1·2권역 둘러보니 빛고을 광주, ‘빛’으로 물들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일원·금남공원·광주천 광주교에 미디어 아티스트 작품 및 시민 참여형 콘텐츠 등 다양 최명진 기자

2022년 03월 16일(수) 19:09

빛고을 광주의 도시 정체성을 담은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벨트 1·2 권역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일원, 금남공원, 광주천 광주교 일대가 미디어아트 콘텐츠로 채워졌다. 사진은 광주천 광주교 레이저쇼.<광주시 제공>

오색찬란한 무지개빛 조명이 광주교 바닥을 물들이고, 교각 조형물 아래로 레이저 쇼가 펼쳐지며 다양한 빛깔을 그려낸다. 지나가는 발길에 따라 색깔과 빛이 반응하더니 이내 화려한 무대 공간이 만들어졌다.

광주 도심 곳곳에 미디어아트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일원, 금남공원, 광주천 광주교 일대가 미디어아트 콘텐츠로 채워진 것.

빛고을 광주의 도시 정체성을 담은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벨트 1·2 권역이 지난 15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시민들에 첫선을 보였다.

개막식에 하루 앞선 14일 오후 7시 미디어아트 창의벨트 1-2권역 콘텐츠 설명회가 진행됐다.

이날 살펴본 작품들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일원인 1권역(예술감독 진시영)과 2권역(예술감독 신도원)인 금남로공원과 광주천 일대에 자리잡고 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광주교 ‘빛 무리’. 이곳은 야외형 미디어아트 체험 공간으로 시민들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인터렉티브 콘텐츠로 조성돼 있다. 레이저와 조명, 바닥맵핑이 어우러져 형형색색의 색채를 수놓는다. 향후 이곳은 음악에 맞춰 파장이 움직이는 조명 연출을 통해 버스킹 플랫폼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금남로공원에 조성된 ‘금남나비정원’은 ‘광주 치유(HEAL)’를 주제로 한다. 지난해 12월 먼저 선보인 이곳 ‘금남나비정원’은 ‘빛의 나비’를 모티브로 꾸며진 디지털 테마공원이다.

금남군 정춘신 장군 형상의 LED 조형물 ‘나비상자’와 프로젝션 맵핑을 통해 시원하게 떨어지는 물줄기를 연출한 ‘나비폭포’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주간에는 ‘나비쉼터’의 LED벤치에 앉아 영상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고, 야간에는 ‘별빛정원’ 속 두 개의 거대 홀로그램 스크린을 통해 ‘나비의 군무’와 ‘광주의 사계’가 펼쳐진다. 이와 함께 숲길 주변으로 가든 레이저와 조명을 설치해 아름다움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일원에서는 옛 전남도청 본관과 전당 안내센터를 활용한 미디어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었다.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장소로서 큰 의미를 갖는 만큼 이곳 일대는 ‘민주와 인권’을 주제로 꾸며졌다.

옛 전남도청 본관 외벽을 배경 삼아 펼쳐지는 미디어파사드가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나명규 작가의 ‘별이 된 사람들’은 광주 정신을 별이 된 사람들의 은유적 이미지로 보여주며, 이종석 작가의 ‘Trace from Here’은 민중들의 거대한 군무와 웅장한 오케스트라 퍼포먼스를 펼친다.

박준범 작가의 ‘기억하기 위한 방법들’에서는 거대한 손이 섬세한 사물을 통해 이름없는 사람들, 상처, 시간을 어떻게 기억할 수 있는지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이 세 개의 작품은 오후 8시부터 10시 사이 총 세 차례 상영되며, 이달 말 선보일 진시영 작가의 ‘빛의 분수대’와 함께 아름다운 밤 풍경을 수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안내센터 상부에 설치된 LED 전광판 ‘통TONG’이 눈에 띈다. ‘통TONG’은 ‘Turn On Next Gwangju’의 약자로 내일의 광주로 나아가는 변화의 통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길이만 34m에 달하는 국내 최초 원통형 LED 디스플레이가 젊은 층들의 기호에 맞게 꾸며졌다. 미래 로봇 호랑이, 광주의 사계를 표현한 무등산 주상절리, 다양한 문화예술 오브제 등 재치있고 유쾌한 작품들로 구성됐다. 광주의 다양한 빛들이 모여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는 한계주 작가의 ‘빛의 샹들리에’도 볼 수 있다.

또 시민체험형 컨텐츠 ‘도시의 표정’도 눈길을 끈다. 시민들이 촬영한 개개인의 얼굴 사진이 표정 구슬로 만들어져 LED 화면에 띄워진다.

옛 전남도청 본관은 오후 8시, 금남로공원은 오후 6시30분, 광주교는 오후 6시부터 감상이 가능하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나눔광장 안내센터 미디어콘텐츠는 상시 상영된다.

사진 위로부터 야외형 미디어아트 체험 공간인 광주교 ‘빛 무리’, 나명규 작가의 ‘별이 된 사람들’, 안내센터에 설치된 미디어아트 작품. <광주시 제공>

한편, 광주시는 3-4권역인 사직공원 일대 미디어아트공원을 올해 말까지, 5구역인 광주송정역은 내년까지 조성해 미디어아트 창의벨트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