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등판 요구에도 이재명 두문불출 사법 리스크 해소 여부가 관건 연합뉴스

2022년 03월 16일(수) 21:09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3·9 대선 패배 이후에도 계속되는 등판 요구에도 두문불출하면서 언제 어떤 형식으로 활동을 재개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선에서 진 패장이지만 문재인 정부를 넘어서는 쇄신을 위해서는 민주당 후보로는 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최고 득표율을 올린 이 전 지사가 조기 등판해서 빨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지난해 당내 경선부터 이 전 지사를 도왔던 한 다선 의원은 16일 “비대위원장을 맡는 일은 결코 없겠지만, 지방선거가 본격화되면 다시 지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지사와 가까운 다른 중진 의원도 “이 전 지사 없이 선거를 치를 수 있겠느냐”며 “어떤 역할을 할지는 본인이 좀 생각을 해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패장으로서의 책임론보다는 ‘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호평이 우세한 국면을 놓치지 말고 당내 장악력을 높여 5년 뒤를 도모해야 한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조오섭 대변인도 이날 KBS광주 라디오 ‘출발! 무등의 아침’에 출연, “김두관 의원 같은 경우 이 후보께서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하는데 어제 실은 제가 이재명 후보님과 전화를 했는데 그럴 생각이 없으신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전 지사는 대신 경기도 성남시 분당 자택에서 두문불출하면서 주변에 전화 등으로만 선거 지원에 대한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치열한 선거전에 이은 석패로 인한 육체적·정신적 소모가 컸던 만큼 당분간 휴식을 취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고, 향후 일정은 정해진 바 없다는 것이 이 전 지사 측의 설명이다.

당내외 여건상 이 전 지사가 활동을 재개하는데 장애물은 없는 상태다.

다만 이 전 지사는 사법 리스크가 해소될 때까지 잠행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대선 국면에서 멈춰 놓았던 각종 사건의 수사에 검찰과 경찰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전날 이 전 지사 부인 김혜경 씨의 수행비서 채용 및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을 고발한 장영하 변호사를 조사했다.

또 국회에서는 ‘대장동 특검’ 논의가 진행 중이다.

특히 대장동 특검에 대해서는 민주당도 이 전 지사와 윤 당선인 관련 의혹을 조사하자면서 3월 국회내 처리를 강조하고 있는 상태다.

이 전 지사도 대선 때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대장동 특검을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 전 지사 측 관계자는 “선거 과정에서 이야기한 대로 실체적 진실을 다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그 입장에 맞춰서 당이 국회에서 특검 논의를 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전 지사의 등판이 생각보다 늦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각종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공개 행보를 하다가 이 전 지사와 당 모두 더 큰 충격을 받을 수도 있는 만큼, 이런 문제들이 어느 정도 해소돼야 한다는 것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이 전 지사에 대한 애타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본인에게는 부담이 된다”라며 “민주당의 가장 큰 자산을 보호하고 키우려면 긴 호흡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