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시인 “서로에 대한 관심·사랑으로 코로나 극복을” 조선대서 시민·학생 대상 인문학 강의 줌 활용 특강…시에서 사용되는 사랑 표현 양상 공유 임채만 기자

2022년 03월 17일(목) 19:37

“우리가 사는 세상이 갈등과 반목으로 쪼개져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인간관계는 더욱 소원해졌는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 관심과 사랑입니다. 그래서 시에서 사랑이 표현되는 양상을 시민들과 공유해보고 싶습니다.”

조선대학교 재난인문학연구사업단 지역인문학센터가 최근 안도현 시인과 함께하는 HK 인문학강좌를 진행했다.

이번 특강은 ‘예술작품 속에 새긴 사랑의 순간들’이라는 주제로 학생들을 비롯해 일반시민 등을 대상으로 열린 강좌로 마련됐다.

앞선 강의로는 최영화 교수(호남대)의 ‘연극 무대에서 만나는 사랑, 있다&없다’, 김선희 소프라노의 ‘오페라에 새긴 사랑 이야기’, 이영애 무용가의 ‘발레곡에 스며든 사랑’이 진행됐다.

특히 마지막 강좌인 ‘시를 읽는 마음’을 주제로 한 특강은 등단 이래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안도현 시인이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희생과 헌신적인 사랑을 강조한 ‘너에게 묻는다’를 비롯해 ‘연탄 한 장’, ‘반쯤 깨진 연탄’ 등의 시로 대중들의 관심을 모았다.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활용해 진행된 특강에서 안도현 시인은 본인이 작성한 시 10여편을 토대로 일상에서 발생하는 시와 이를 기반으로 한 감정 등에 관한 강의를 진행했다.

안도현 시인은 “강의를 통해 제가 쓴 시를 소개하면서 일상에서 시적인 것이 발생하는 지점, 새로운 것을 발견할 때의 기쁨을 이야기하려고 했다”며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시를 읽는 일이 왜 중요한지 말해 보려고 했다”고 강의를 진행하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사는 세상은 갈등과 반목으로 쪼개져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거리두기는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자연 사이의 관계를 더 벌려 놓았고,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적인 것으로 돌릴 수 있는 힘은 서로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통해 “시에서 사랑이 표현되는 양상을 시민들과 공유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안 시인은 마지막으로 인문학을 배우는 학생과 시민들에게 “인문학은 사람공부이며 나 아닌 것들과 연애하는 일”이라며 “모든 일을 연애감정을 가지고 접근하면 그 대상을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안도현 시인은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서울로 가는 전봉준’이 당선돼 문단에 등단했다. 그는 전통적 서정시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개인적 체험을 주조로 하면서도 역사적 차원을 넘어선다. 또한 민족과 사회의 현실을 섬세한 감수성으로 그려낸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임채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