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방선거 공천부터 쇄신 의지 보여라

2022년 03월 17일(목) 19:37

광주·전남은 3·9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몰표를 줬다. 물론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에게 보수여당 후보론 가장 많은 지지를 보냈지만 ‘정치적 섬’의 처지가 됐다. 상실과 허탈감에 빠진 지역민 사이에서 더욱 분노가 치미는 것은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한 민주당 때문이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민주당이 ‘텃밭’에서 고개를 숙이며 철저한 반성과 성찰을 약속했다. 윤호중 위원장은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성원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 정말 송구하다. 죄인된 심정”이라고 사과했다. 이어 시당에서 열린 회의에서도 “호남의 선택이 다시는 아픔이 되지 않도록 뼈를 깎는 각오로 쇄신하겠다”고 강조했다.

비대위가 첫 지방 순회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한 것은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에서부터 대선 패배에 따른 위기를 수습하고 목전으로 다가온 6·1지방선거 준비를 위한 나름의 포석으로 읽히지만 소기의 목적 달성은 어려울 듯 하다. ‘졌잘싸(졌지만잘싸웠다)’는 구차한 변명에 기여자를 가려 포상하는 논공행상, 비대위 구성 찬반 논란, 원내대표 선출을 둘러싼 계파 갈등까지 꼴불견이다. 광주시당 회의장에선 일부 당원들이 ‘윤호중 비대위 사퇴’, ‘민주당은 각성하라’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하는 등 혼란, 그 자체다. 많은 표를 잃고도 여전한 오만에 민심이 등돌리고 있는 것이다.

대선에서 광주는 이 후보에게 84.82%, 전남은 86.10%, 전북은 82.98%의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선거에서 지고도 ‘내로남불’의 민주당이 이대로라면 지방선거에서 어느 때보다 더 가혹한 회초리를 맞을 게 뻔하다. 촛불로 만든 정권을 5년 만에 뺏긴 정당, 할 말이 있는가. 과반을 훌쩍 넘는 172석의 의석을 갖고도 재창출에 실패했다. 10년 주기설에 안주했고, 또 20년 집권하겠다는 자만은 오히려 화를 불렀다.

민주당은 분골쇄신을 다짐했다. 그렇다. 모든 것을 바꿔야 산다. 말로는 하겠다고 하면서 실행하지 않는 ‘구두선(口頭禪)’으로 여론을 호도해서는 안 된다. 기득권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서 지방선거 공천부터 믿음을 주는 행동을 보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