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경유 값, 휘발유 따라잡나 유종간 차이 90원으로 좁혀져…광주 30원 간격 주유소도 양시원 기자

2022년 03월 17일(목) 20:31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국제 유가 상승은 물론 유럽의 경유 수요가 증가해 경유값이 휘발유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사진은 17일 광주 북구 소재 한 주유소 가격표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ℓ당 30원 차이다.

최근 경유값의 상승세가 휘발유보다 더 가파르다.

이에 기존 평균 200원 정도였던 두 유종의 가격 차이가 90원까지 좁혀졌으며 광주지역 몇몇 주유소에서는 휘발유와 경유의 ℓ당 가격차가 30원으로 가까워졌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지난 2008년 이래 14년여만에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앞지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광주지역 휘발유는 리터(ℓ)당 1천975원, 경유는 1천887원을 기록했다.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16일과 비교했을 때 휘발유(1천711원→1천975원)는 264원, 경유(1천530원→1천887원)는 357원 각각 상승했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의 차이도 크게 줄어들었다.

유류세 인하 직전 최고가였던 ℓ당 휘발유(1천797원)와 경유(1천593원)는 204원 가량 가격 차가 있었으나 현재는 88원 정도로 좁혀졌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유럽 내 디젤 재고의 부족으로 경유 가격이 크게 상승한 데 따른 결과다.

한국석유공사가 석유제품 가격을 분석한 ‘국내 석유 제품 주간 가격 동향’을 보면 지난 7-11일 두바이유 기준 국제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배럴당 164.6달러로, 전주(127.7달러) 보다 36.9달러 증가했다.

국제 보통 휘발유 가격이 전주(121.0달러)에 비해 20.7달러 증가한 141.7달러인 것에 비해 경유의 증가 폭이 훨씬 크다.

여기에 유류세 인하 혜택 금액이 적은 것도 휘발유와 경유 가격 차이를 좁히는 데 한 몫 했다.

휘발유에 부과되는 유류세는 ℓ당 820원, 경유는 582원이며 지난해 시행된 유류세 인하로 각각 ℓ당 가격이 164원, 116원 하락했으나 경유 인하 폭이 휘발유보다 약 50원 적다.

반면 정유사의 공급 가격은 세전 기준 ℓ당 휘발유가 945원, 경유가 995원으로 경유가 더 비싸 인하 폭이 상쇄되고 있는 것이다.

북구 삼각동 한 주유소 정모(62) 사장은 “지난 2월21일만 하더라도 휘발유와 경유를 들여올 때 가격이 각각 ℓ당 1천716원, 1천581원이었는데, 오늘은 휘발유 1천946원, 경유 1천901원이었다”며 “일반적으로 경유가 휘발유보다 저렴한데 가격표를 보고 너무 비싸게 책정한 것 아니냐고 항의하는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광주의 한 유류 공급 대리점도 “지난 1월 160원, 2월 140-150원 차이가 났던 유종간 가격 폭이 현재 50원까지 줄어들었다”며 “세금 때문에 가격 차이가 났지만 현재는 경유 완제품의 가격이 휘발유 완제품 가격보다 더 많이 올라 경유가 휘발유값을 앞지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최근 국제 유가가 100달러 아래로 내려가는 등 하향 조정되고 있어 유가 상승세가 곧 멈추지 않겠냐는 예상도 나온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의 평화회담 기대와 중국발(發) 수요 감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내려갔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진정되면 국내 유가 상승세도 한 풀 꺾일 것”이라고 말했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