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원자재·물류비 高高高 지역 수출기업 ‘삼중고’ 코로나19 장기화에 러, 우크라 침공 겹쳐…환율 상승 中企 “대응 여력 부족”…경쟁력·수익률 저하 위기감 양시원 기자

2022년 03월 21일(월) 20:34

“수출 환경은 악화되는데, 대응 여력은 부족해 어떻게 해야 할지 도대체 갈피를 잡을 수가 없습니다.”

지역 수출기업들이 갖가지 악재에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가 지속적으로 오른 데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달러 환율까지 상승하면서 이른바 ‘3고(高)’ 현상에 수출기업이 ‘삼중고’(三重苦)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21일 한국무역협회 광주전남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14일 미국 중앙은행(Fed) 통화정책 우려와 우크라이나 사태 긴장감 고조로 1,242.80원까지 치솟았다. 2020년 5월25일(1,244.20원) 이후 1년10개월 만의 최고치다.

다만, Fed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 영향으로 현재 원·달러 환율은 1,213.90원까지 내려왔지만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200원대로 치솟은 점은 여전히 수출기업 사이에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최근 3년 내 직수출 실적이 있는 수출기업은 광주 2천300곳, 전남 4천곳 등 총 6천300곳이다.

지역 의료기기 수출업체 관계자는 “환율 변동성 자체가 위험 요소”라며 “수출을 할 경우 송금까지 최소 3개월 가량이 소요되는데, 자재 구매 및 견적 발주 시기와 수금 시기에 원자재값이 널뛰거나 환율이 오르락 내리락하면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속적인 원자재 가격의 상승도 수출기업의 수익성 악화를 거들고 있다.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지난 19일 기준 톤(t)당 151.35달러로, 연초(122.90달러) 대비 23.15%나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87.20달러까지 떨어진 뒤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이마저도 최근 중국 정부가 철광석 투기를 단속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하락한 가격이다. 지난 7일에는 t당 162.75달러까지 올랐었다.

철강재를 수출하는 지역 건설자재 수출기업 관계자는 “원자재 값은 2배 가량 올랐으나 수출 가격 인상 폭은 그에 못 미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관계자는 “원자재값 인상은 전세계적인 현상이다보니 바이어측도 이해는 해주지만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계속 거래를 가져가야 하기에 적합한 값을 요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또 “바이어측에서 값이 오른 철강재 제품 대신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콘크리트 같은 원재료로 주문을 변경하는 경우도 잦아 동종업계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이는 결국 수익률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걱정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물류난에 따른 물류비 증가와 운송 지연으로 인한 납기일자를 지키지 못하는 것도 수출기업들의 근심을 부채질한다.

글로벌 해운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8일 기준 4,540.31포인트로, 전주보다 84.7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7일 5,109.6포인트로 정점을 찍은 뒤 9주 연속 하락세로 이마저도 지난해 연초(2,870.34)보다 58.1% 가량 높은 수치다.

이에 지역 수출 기업 관계자는 “물류비도 물류비지만 선적 자체가 6월 말까지 꽉 차 있어 지금 선적 예약을 한다면 7월부터 가능해 납기일을 못 지킬까 걱정”이라며 “정부의 보다 더 세심한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