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메 김갑주 대표 “시각장애 걸림돌이 디딤돌…동료 자립 돕겠다” 식당 ‘두메하우스’서 조리 보조·반찬 배송·음악단 등 12명 근무 5년내 100명 고용 목표…“장애인에 불공정한 환경 개선 힘써야” 김다인 수습기자

2022년 03월 22일(화) 19:45

“눈이 멀지 않았더라면 현재 하고 있는 일들을 해내지 못했을 겁니다. 시각장애라는 걸림돌이 디딤돌이 됐죠”

위기를 기회로 만든 시각장애인이 있다. ㈜두메 김갑주 대표이사가 그 주인공이다.

㈜두메는 현재 장애인 표준사업장 식당 ‘두메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직업 활동이 곤란한 중증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을 비롯해 장애인 친화적 업무 환경 조성을 지원하는 제도다.

현재 김 대표는 ㈜두메푸드시스템과 ㈜두메 대표와 어둠속의 빛 사회적 협동기업 고문을 맡고 있다.

김 대표는 대학을 다니던 중 망막색소변성으로 인해 1급 시각장애인이 됐다.

김 대표는 “세상이 보이지 않게 된 후로 처음에는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가족과 지인들의 도움으로 일어설 수 있었고 시간이 지나 김치·도시락 공장, 커피숍, 식당 등의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며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이렇게 해낼 수 있었기 때문에 다른 장애인들에게도 자립의 길을 만들어 주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장애인 사업장 설립 계기를 말했다.

식당 두메하우스에는 총 12명의 장애인이 일하고 있다. 모두 발달, 시각, 청각, 지체 등 ‘심한 장애’를 앓고 있는 중증 장애인이다.

이들이 하는 일은 식당 조리 보조를 비롯해 식재료 유통 납품, 점심 반찬 배송, 사무실 총무, 장애인 음악단 등 다채롭다.

장애인 음악단의 이름은 ‘풍경이 있는 소리’다. 이들은 피아노, 플롯, 색소폰, 클라리넷 등의 악기 연주자와 가수 등 다섯 명으로 구성돼 있다. 저녁 식사 시간대 방문한 손님들에게 식당 내 설치된 무대에서 근사한 공연을 선보인다.

두메하우스는 점심에는 평범한 식당이지만 저녁에는 ‘암흑’으로 바뀐다. 약 30분간 식당을 암흑으로 만든 뒤 어둠 속에서 식사하고 음료를 마시는 등의 체험을 진행하는 것.

김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직접 겪어보지 않는 이상 완벽하게 알 수 없다”며 “직접 체험하고 느껴보며 시각장애인의 삶을 이해해 봤으면 한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김 대표의 올해 목표는 장애인 20명 고용이다. 더 멀리는 5년 이내 100명 고용이 목표다.

김 대표는 가장 뿌듯했던 순간을 말하며 “사업장을 연다고 했을 때 선뜻 함께해 준 장애인들, 기업 및 개인 후원자분들에게 너무 고마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현재 ㈜두메는 중흥토건과 대영전자의 후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이어 김 대표는 “식당을 찾은 손님들이 ‘참 좋은 일 하신다’고 말해줄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에게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기회를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들에게 불공정한 사회가 맞지만 그 안에서도 분명 기회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한 움직임이 중요하다”며 “장애인들의 불공정한 환경을 개선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다인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