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만의 문화를 찾자 / 탁인석
2022년 03월 22일(화) 19:45
탁인석 광주문인협회 회장
‘광주의 문화’를 말할 때는 여타 도시에도 있는 장삼이사의 문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광주만의 문화는 광주만의 모습으로 존재한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전에 이용섭 광주시장과 문화예술단체와의 간담회에서 시장의 문화철학을 중심에 두고 대화가 오갔다. 예향광주라는 말은 벌써부터 조성된 광주문화정책의 여러 시도를 의미한다. 시장의 말마따나 광주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문화경제부시장이 있는 도시이다. ‘문화’의 타이틀을 붙여 광주문화의 발전을 견인하고 공격적으로 문화행정을 펼치겠다는 광주시의 의도가 읽히는 대목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시장의 의도에 비례하여 광주의 문화가 그에 미치지 못했음을 지적하고 싶다. 문화현장에서 활동하는 예술인이 그렇고 일반시민들이 향유하는 광주문화에 대한 인식 또한 그렇다. 그날의 자리에서 필자는 광주문화의 업그레이드에 대해 작정 발언을 했다. 팽이처럼 돌아가는 광주문화의 응축력과 순환성을 국제화 혹은 세계화로 맞추어가야 할 시점이라고 말한 것이다. 좌중이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말이 쉽지 세계화·국제화로 가는 데는 그에 따른 조건이 뒤따른다. 지향하는 광주문화가 초일류가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이 그것이고 광주만의 창의성에 기반한 문화가 아니면 우리가 생각하는 광주문화는 보통문화의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좋은 물건은 비싸도 팔리고 좋은 전시는 사람들이 찾기 마련이다. 광주비엔날레가 연륜이 쌓였다고 하여 일류가 된 것하고는 다른 문제이다. 감동이 없는 비엔날레는 10년 이후에도 그저 그만한 행사에 그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숙경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에게 기대를 보낸다. 그의 경력이나 인터뷰에서 보듯 ‘관객의 참여’의 메시지가 그 같은 기대를 갖게 한다. 일류문화를 손꼽으라면 프랑스가 먼저 떠오르는데 프랑스 문화장관이나 대통령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 같다. 한국 입양아 출신인 플리즈 펠스랭은 젊은 나이에 문화장관에 오른 여성인데 몇 년 전 한국에서 가진 인터뷰가 인상 깊다. 프랑스영화는 대중에게도 인기가 높고 국제영화제에서도 상을 받을 만큼 예술성 또한 컸다며 한국에도 이 같은 경쟁력을 주문하고 있다. 그는 이어 말하기를 “창작 공동체가 21세기에 진입하기를 권장하고 있고 예술과 문화도 세계화나 디지털 같은 시대적 변화에 부응해야 한다…. 자신의 작업을 통해 수입을 올리고, 최대한 많은 대중에게 도달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적에서 광주문화의 지향점 또한 분명해졌다. 대중성은 그렇다 치고 일류화를 어떻게 펼칠 것인가인데 이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러기에는 광주는 아직 대회경험이나 인프라도 못 미치고 정책도 인물도 미비한 채다. 다행인지 광주에는 ‘아시아 문화전당’이라는 거대 문화자원이 존재한다. 문제는 아문당이 광주시민과 별무 상관일 만큼 따로 논다는 사실이다. 광주의 품 안에서 광주와 한 식구가 아니라는 말이다. 말인 즉슨 아문당이 건축학적으로는 우수하다고 하나 공감하는 데는 한계가 크다. 지하에서 잠자는 아문당이 어떻게 광주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가 부터 문제다. 여기에다 눈에 잘 띄지를 않아 시민에게 외면당하는 실정이다. 이용섭 시장은 그 자리에서 아문당의 특별법을 추진했으나 광주시와 협의가 없어 이 부분 중앙정부와 담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마디로 광주시와 아문당의 발전적 관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문화정책에 탁월한 시장후보에게 시민들의 호응 또한 클 것이다. 광주는 그동안 지하철 2호선, 광주형 일자리, AI 도시조성에 바쁜 세월이었고 성과 또한 상당하다. 여기서 광주만의 문화를 장양하지 못하면 광주미래는 절벽이라는 인식이 도사리고 있다. 광주만의 유니크한 문화를 어떻게 만들아 갈까. 문화가 밥이 되고 일자리가 되는 도시가 우리가 추구하는 도시의 이상향인데 말이다. 바로 그 자리에 문화추진의 엔진을 달아야 한다. 날지 못하는 문화는 추락이 있을 뿐이다. 광주만의 추진동력으로 문화비행기가 비상할 때 세상은 광주를 향하여 열릴 것이다. 광주의 문화 도착지가 바로 여기인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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