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기금 활용 농어촌 빈집 정비 시의적절

2022년 03월 23일(수) 19:42

농어촌 곳곳에 방치된 빈집이 주거 경관과 환경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지 오래다. 또 급격한 증가는 국가적 현안인 지역소멸의 징후로 꼽히고 있다. 전남도가 올해부터 집행되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이 빈집 정비 및 활용 사업에 반영되도록 중앙정부에 적극 건의하겠다고 나섰다.

전국 최초로 전남도가 빈집 성과감사를 실시해 활용방안을 제시했다. 2021년 12월 말 기준 도내 빈집은 총 1만9천727호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철거형은 1만1천3호(55.8%), 활용형은 8천724호(44.2%)였다. 등급을 분류한 결과, 즉시 거주가 가능한 1등급은 2천110호(10.7%), 주택 상태가 양호한 2등급은 5천112호(25.9%), 불량한 3등급은 5천925호(30%), 매우 불량 4등급은 6천478호(32.9%)로 집계됐다.

또 소유자가 철거와 활용에 동의한 경우는 2천835호로 전체의 14.4%에 불과했고 석면 재질의 슬레이트 구조가 9천32호나 돼 생활환경을 저해하고 주민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전남 빈집은 3-4등급이 절반을 훌쩍 넘는 63%를 차지, 불량도가 높은 수준이다. 특히 22개 시군의 정책 또한 예산난 등을 이유로 지나치게 형식적이고 소극적인 것으로 지적됐다. 소유자의 문제 의식과 더불어 단체장의 의지 부족이 한 몫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골칫거리인 농어촌 빈집에 대한 등급별·유형별 실태조사가 인식 전환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전남도와 시·군은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욱 주도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소유자의 관리 의무도 강화하는 등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

빈집 1개를 철거하는 비용은 20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하지만 열악한 재정 여건상 일선 시·군이 감당하기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전남도의 언급처럼 소유자는 임대료 수익을 내고, 사용자는 저렴하게 사용하는 이익 공유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래서 정부 예산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지방소멸대응기금 활용 제안이 매우 시의적절해 보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