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인 모를 ‘꿀벌 궤멸’…양봉농가 생존 위협 지난해 이어 2년째 꿀 생산 대흉작 농가 시름 안재영 기자 |
| 2022년 03월 23일(수) 2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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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 대흉작의 여파가 아직 수습되지 않은 상태에서 덮친 이번 사태가 양봉업의 위기를 넘어 국가 식량안보에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이 탓에 한국양봉협회는 꿀벌궤멸에 따른 생태위기 대책 수립과 더불어 피해 농가에 대한 지원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사)한국양봉협회는 23일 지난 2020년부터 2년 연속 예년의 1/3에도 미치지 않는 벌꿀 대흉작으로 인해 생계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 자체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국내 벌꿀 생산량 및 생산액은 7만9천99t(1조8천639억원) 이었으나 이듬해 생산량은 1만84t(2천375억원)으로 대폭 하락했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생산량 감소에는 여러 원인이 있으나 벌꿀의 수급조절 기능이 없어 풍흉에 따라 벌꿀산업의 부침이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이 탓에 벌꿀농가들은 지난해 가을부터 진드기 등 병해충과 처절한 사투를 벌이며 올해 봄벌 키우기에 전력을 다해왔다.
그럼에도 불구 올해 양봉농가 대부분 벌통에 벌이 없는 ‘꿀벌궤멸’ 현상을 마주하고 있다는 게 양봉농가의 입장이다.
한국양봉협회는 제주·경남·전남 등 남부지역에서 시작 된 꿀벌궤멸 현상이 전국으로 확산돼 그 피해규모가 개체수로는 70억마리에 달하며 금전 피해 역시 1천억원대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상에 대해 정확한 원인 규명이 이뤄지지 못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100대 식량작물 가운데 71%가 꿀벌의 꽃가루받이에 의해 열매를 맺는다.
국내 농작물 역시 약 70%가량이 꿀벌 덕에 열매를 맺어 한 해 농사의 성패를 가르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꿀벌이 사라지면서 과일·채소류 생산과 사료작물 등의 번식과 생장에 지장이 생길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탓에 일반농가들은 꿀벌 실종 현상이 양봉농가만의 피해로 그치지 않고 종국에는 농업기반 붕괴로 이어져 국가의 식량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상황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렇기에 한국양봉협회는 꿀벌궤멸 현상이 농업인만의 생존권이 아닌, 전 국민의 생존권 문제로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정부차원의 대책이 요구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날 한국양봉협회 관계자는 “지난 낭충봉아부패병 만연으로 국내 토종벌이 소멸위기에 닥쳤을 때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로 위기를 극복했듯이 지금의 봉군 붕괴 현상에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서구의회는 지난 22일 열린 제302회 본회의에서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김옥수 의원이 대표발의 한 ‘꿀벌궤멸과 생태 및 식량위기 대책수립과 피해농가 지원을 촉구하는 대정부 건의안’을 채택했다.
해당 건의문에는 피해농가 양봉업 지속을 위한 봄벌증식과 구입자금 지원, 꿀벌 질병방제 약제 지원, 꿀벌궤멸 원인파악, 이상기후와 생태 변화에 따른 사육기술과 질병방제 관련 연구추진 등의 내용이 담겼다.
김옥수 의원은 “아인슈타인도 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면 인간은 그로부터 4년 정도밖에 생존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듯이 심각성과 시급성을 감안해 정부가 조속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호미로 막을 것 가래로도 못 막는 우를 범치 말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