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ℓ당 경유 가격 1천892원…14년만에 최고치 3개월여만에 31% ↑…84원 차이 휘발유 값 맞먹어 ‘러-우크라’ 사태에 공급 부족·국제유가 급등 여파 양시원 기자

2022년 03월 27일(일) 19:19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제 경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주유소의 경유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넷째주(3.20-24) 전국 주유소의 경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15.6원 오른 리터(ℓ)당 1천918.1원이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함에 따라 휘발유 가격은 물론 경유 값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경유 값은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광주지역 경유 리터(ℓ)당 평균 가격은 1천892원으로, 1주일 전(1천885원)보다 7원 올랐다. 전국 주유소의 ℓ당 경유 평균가는 1천919원이다.

이 같은 경유 값은 지난 2008년 7월 넷째 주(1천932원) 이후 약 14년 만에 최고가다.

통상 국내 경유 값은 유류세 차등 적용의 영향으로 휘발유보다 200원 가량 저렴하나 최근 경유 값이 더 빠르게 오르면서 휘발유와의 가격 차이가 좁혀지고 있다.

같은 기간 휘발유는 전주(1천974원)보다 2원 오른 1천976원을 기록했다.

이에 유종 간 격차가 84원으로, 전주(89원)보다 간격의 폭이 좁혀졌다.

경유 값의 상승세는 국제 유가 상승과 맞물려 연초부터 가파르게 뛰어오르고 있다.

지역 경유 값은 유류세 인하 직전 최고치 1천593원에서 인하 후 올해 1월2일 1천444원까지 내려오며 안정세를 찾았으나 이후로 큰 폭으로 가격이 상승, 3개월여만에 31.0%(448원)나 올랐다.

이는 지난해부터 정유사들이 가동률을 낮추고 생산을 줄이면서 유럽지역의 경유 재고가 바닥까지 떨어진 와중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하자 국제시장에서 경유 주문이 폭증해 공급 부족현상이 생긴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러시아에 대한 경유 의존도가 높은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국제 경유 값이 급등한 가운데 각국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 시행 또는 검토 소식이 가격 상승세를 더 부추기는 상황이다.

실제로 정유사 공급 가격도 경유 값이 휘발유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이에 유종 간 차이도 줄어들고 있다.

한국석유공사가 석유제품 가격을 분석한 ‘2022년 3월 4주 국내 석유제품 주간 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정유사의 경유 공급가격은 전주 대비 83.4원 오른 ℓ당 1천826원으로, 같은 기간 41.8원 상승한 휘발유(1천879원)보다 한 주 동안 두 배 이상 올랐다. 유종 간 차이도 53원으로 올해 1월 158원 차이에서 3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국제유가 또한 러시아산 석유 금수조치 검토, 카자흐스탄 송유관 가동 중단, 미국 상업원유 재고 감소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두바이유 기준 국제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배럴당 147.5달러로, 전주(126.3달러) 보다 21.3달러 증가했다. 같은 기간 휘발유는 배럴당 121.2달러에서 130.1달러로 8.9달러 상승했다.

한편, 정부는 당초 내달 말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유류세 20% 인하 조치 시 이론상으로 ℓ당 휘발유는 164원, 경유는 116원의 가격 하락 효과가 있다. 정부는 국제 유가가 더 가파르게 오를 경우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