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종합감기약 ‘품귀’…전문 의약품도 ‘비상’ 제약회사 “재고없어 공장 생산 즉시 순차적 분배” 정부, 제약업계 ‘주 52시간’ 일시 해제 생산 독려 오복 기자

2022년 03월 27일(일) 19:40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광주지역에서는 종합감기약은 물론 병원에서 처방받는 전문 의약품까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의사들은 처방전을 쓰기 전 약 재고를 확인하는가 하면, 약국에선 매일 제약회사에 품절된 약을 구하는 문의가 쇄도하는 등 마스크, 진단키트에 이어 ‘감기약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최근 상비약 수급 균형을 위해 행정적 지원과 수입 확대를 모색한다고 밝혔지만 뒷북 정책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이 떠안게 됐다는 볼멘 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광주시는 이날 0시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전일 대비 8천933명 증가, 누적 확진자는 총 32만921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전국 위중증 환자는 1천216명, 사망자는 282명이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으면서 약국에서는 종합감기약, 해열진통제 등을 찾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구입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아이가 걱정돼 감기 시럽약을 비축하기 위해 약국을 찾았다는 주부 A씨는 “동네 약국 3곳을 돌았지만 아이가 기존에 먹던 약이 없어서 헛걸음을 했다”며 “마스크, 자가키트에 이어 이번엔 약이다. 내가 격리되면 약을 구해줄 사람도 없는데 상비약을 구할 수 없는건 너무 하지 않냐”고 하소연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 대신 대체약을 받았다는 B씨는 “의사가 처방해준 약이 품절이라고 해서 비슷한 성분의 약으로 대체해서 받았다”면서 “환자가 먹어야 할 약이 품절이라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선 약국에서는 매일 감기약 등을 비축하기 위한 웃지못할 광경이 연출되고 있다.

광산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C씨는 “3월부터 사이트를 통한 구매는 전체 막혔다고 봐도 된다”며 “기존에 거래하던 제약회사들을 통해 소량으로 약을 공급받고 있다. 의사들도 처방하기전 재고를 확인하고 대체약을 쓸 수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이에 대해 광주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재고를 두고 배송을 했다면, 현재는 생산 즉시 순차적으로 소량 수급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생산량은 정해져 있는데 소비가 급증했기 때문에 공급이 따라가질 못하는 현상이다”며 “해외에서 들어오는 약 자재를 구하는데 시간이 소요되고, 캡슐 등을 만드는 공장도 많지 않아 제조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주52시간제에 따른 제약도 문제점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약 품귀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각 감기약 제약사에 코로나19 증상 완화 의약품 생산 확대를 요청하고, 고용노동부를 통해 관련 공장의 주 52시간 근무 의무를 일시 해제토록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4일 상비약 수급 균형을 위해 생산·사용 단계에서 관련 업계 및 단체와 협업하고 있으며 행정적 지원과 수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생산 단계에서는 제약업계 등과 적응증(치료 범위)별 및 제형별 생산·재고·출고 현황 정보를 공유하고, 수급 불균형이 심한 품목은 집중적으로 생산·출고해줄 것을 독려하고 있다.

사용 단계에서는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약사회 등에 감기약이 적정량 처방·조제·판매되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아울러 허가 품목에 대한 수입 물량 확대를 추진하고, 필요시에는 허가되지 않았던 국내 허가 의약품과 동일한 성분의 품목에 대한 긴급 도입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오복 기자